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좋은 배아를 확보했는데도 착상에 실패하거나 임신 후 유산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난자의 질이나 배아의 염색체 이상을 먼저 의심하지만, 자궁선근증이 있는 여성에서는 ‘배아’보다 배아를 받아들이는 ‘자궁 자체’가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에서 발표된 다기관 전향적 연구는 8개 난임센터에서 보조생식술을 받는 여성 1만6042명을 선별해 자궁선근증 여성 363명과 대조군 450명을 비교했다.
배아이식 후 자궁선근증 여성의 생아출산 조정 상대위험도(aRR)는 0.36으로 나타났다. 여러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대조군에 비해 생아출산 가능성이 크게 낮았다는 의미다. 반면 유산의 조정 상대위험도는 4.73으로 선근증 여성에서 훨씬 높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난자와 배아의 영향을 상 당 부분 줄인 분석에서도 차이가 남았다는 점이다.
공여난자를 이용한 배아이식에서도 선근증 여성의 생아출산 조정 상대위험도는 0.42였고, 착상 전 유전검사를 통해 정상염색체로 확인된 배아(euploid embryo)를 이식한 경우에도 0.38이었다. 유산 위험 역시 공여난자 이식에서 4.68배, 정상염색체 배아 이식에서 4.69배 높았다.
다만 이를 ‘정상배아를 넣으면 유산 위험이 무조건 5배가 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는 두 집단을 비교한 상대위험이며, 정상염색체 배아와 공여난자 하위집단은 전체보다 표본이 적다. 그럼에도 배아의 염색체 상태가 정상인 경우에도 선근증과 불량한 임신 결과의 연관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시험관아기 실패의 원인을 ‘난자가 나빠서’ 또는 ‘배아가 좋지 않아서’라고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자궁선근증 자체가 착상과 임신 유지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같은 선근증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랐다
모든 자궁선근증의 위험이 같은 것도 아니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첫 동결배아이식(FET)을 받은 여성 1407명을 분석했다. 선근증 여성은 415명, 대조군은 992명이었다.
선근증 여성의 생아출산율은 37.1%로 대조군 44.9%보다 낮았다. 반대로 유산율은 선근증군 25.2%, 대조군 16.8%로 선근증 여성에서 높았다.
특히 병변의 위치가 중요했다. 자궁근층 안쪽, 즉 자궁내막과 근육층의 경계에 가까운 내재형 선근증(intrinsic adenomyosis)에서 임신 결과가 상대적으로 더 나빴다. 반면 자궁 바깥쪽에 가까운 외재형 선근증(extrinsic adenomyosis)이나 근육층 내부의 근층내 선근증(intramural adenomyosis)은 내재형보다 결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선근증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임상적 임신과 생아출산 가능성도 감소했다.
첫 번째 다기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자궁내막과 자궁근층 사이의 접합부(junctional zone)에 선근증이 있거나 접합부가 불규칙하고 끊어진 경우, 자궁강 변형이 심한 경우, 병변이 자궁근층의 절반 이상을 침범한 경우에서 좋지 않은 임신 결과와의 연관성이 더 강했다.
결국 선근증을 단순히 ‘있다, 없다’로만 평가해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병변이 자궁내막에 얼마나 가까운지, 접합부를 침범했는지, 자궁근층을 얼마나 깊게 침범했는지, 자궁강을 변형시키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GnRH 전처치, 가능성 있지만 아직 결론은 이르다
치료 측면에서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GnRH agonist) 전처치가 관심을 끌었다.
140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 약물로 전처치한 선근증 여성에서 임상적 임신과 생아출산이 더 많이 관찰됐고 선근증 중증도도 감소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모든 선근증 여성에게 이식 전 치료가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연구는 무작위대조시험(RCT)이 아닌 관찰연구여서 치료 자체가 출산율을 높였는지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 역시 전처치 효과에 대해 일관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치료에서는 여성의 나이와 난소예비력, 선근증 위치와 중증도, 확보한 배아 수, 이전 이식 실패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전략을 개별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좋은 난자와 좋은 배아만이 아니다. 그 배아가 착상하고 임신을 유지해야 하는 자궁의 상태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정상염색체 배아를 반복해서 이식했는데도 실패하거나 유산을 경험한 여성에게 선근증이 확인됐다면 이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선근증이 있는가”를 넘어 “어디에 있고, 얼마나 깊고, 얼마나 심한가”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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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되고 국제학술지 ‘Human Reproduction’ 2026년 7월호 보충판(Volume 41, Supplement 1)에 수록된 연구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주요 연구는 ‘자궁선근증과 보조생식술 후 임신 결과: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연구(AdAPT-ART)’(발표번호 L26/O-020, 논문번호 deag083.020, DOI: 10.1093/humrep/deag083.020)와 ‘동결배아이식 여성에서 자궁선근증이 체외수정 결과에 미치는 영향: 관찰 코호트 연구’(발표번호 L26/O-209, 논문번호 deag083.207, DOI: 10.1093/humrep/deag083.207)입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