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빨간불이다. 문제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몇 초만 지나면 신호가 바뀔 것 같아 한 발을 내딛었다가 차량과 마주치는 아찔한 상황도 생긴다.
용인 수지구의 일부 횡단보도에서는 앞으로 이런 ‘깜깜한 기다림’이 줄어든다. 빨간불이 켜져 있는 동안에도 초록불로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이 숫자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용인특례시 수지구는 풍덕천동 풍덕고교사거리와 힐스테이트수지구청역삼거리 등 2곳에 ‘보행신호등 적색 잔여 시간 표시기’를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시설은 기존에 녹색 보행신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잔여시간 표시를 적색 신호까지 확대한 것이다. 보행자는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뀔 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설치 장소는 모두 학교와 주택단지가 가까워 학생과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곳이다. 특히 출퇴근·등하교 시간에는 보행자가 몰리면서 신호를 기다리지 못하고 무단횡단을 하거나, 신호 변경을 예상해 미리 차도로 들어서는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4900만여 원을 들여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8일까지 두 교차로에 적색 잔여 시간 표시기를 설치했다.
단순히 숫자 하나를 더 보여주는 장치지만 기대하는 효과는 분명하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신호’보다 ‘10초 뒤 바뀌는 신호’가 기다리기 쉽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면 조급함에서 비롯되는 무단횡단을 줄이고, 신호 변경을 짐작해 성급하게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수지구 관계자는 “신호가 언제 바뀌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면 기다림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발생하는 무단횡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스마트 교통안전 시설물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호등의 변화는 작다. 하지만 보행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길을 건너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수지구가 횡단보도에 띄운 몇 개의 숫자가 보행안전을 높이는 새로운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