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은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흔히 ‘1000조 개벽’이라고 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 진행되고 있고, 많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기업들이 들어설 예정으로, 용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 도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용인시는 인구 110만 명에 달하는 대도시이면서도 처인구를 중심으로 넓은 농촌지역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이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이 확대될수록 막대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하고,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과 온배수 등의 에너지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농촌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는 '도농상생 모델'을 용인에서 선제적으로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농업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반도체 산업과 농업이 서로 필요한 자원과 기술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하게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공장 담장 안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기술과 인재, 자본과 시장, 그리고 에너지와 물의 순환 가능성이 처인구의 농업과 농촌 발전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와 농업은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업도 최근에는 ICT 기술과 인공지능 그리고 로보틱스 등 첨단 미래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AI와 센서가 농장을 관리하고, 자동화 기술과 로봇이 작업을 돕는다. 스마트팜에서는 온도와 습도, 빛과 물을 정밀하게 관리한다.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고, 농산물의 기능성 성분을 분석하며, 이를 식품과 바이오 소재로 발전시킨다. 이제 농업도 기술과 데이터, 종자와 특허가 경쟁력이 되는 첨단 생명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첨단기술과 농업의 생명기술을 연결한다면, 용인만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그것이 바로 ‘반도체-농업 순환형 도농상생 모델’이다.
버려지는 에너지와 자원을 새로운 농업의 힘으로앞으로 용인의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물이 필요하다. 그만큼 에너지와 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순환시킬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한 번 사용한 에너지와 물을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반도체 공정과 산업시설, 발전시설 등에서 발생하거나 활용 가능한 열에너지와 온수, 그리고 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친 재이용 가능 용수 등을 스마트농업과 연결할 수 있는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첨단 농업시설에서도 연중 냉난방 및 LED 조명 등에 큰 비용이 든다. 스마트팜이나 첨단 수직농장(식물공장)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농가의 생산비를 낮추고, 안정적인 연중 생산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와 농업의 에너지 수요를 연결하고,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인된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물 역시 마찬가지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한다. 그러나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물 공급 경쟁이 아니라, 고도처리와 재이용을 통해 물을 여러 번 활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농업용수로 재이용하기 위해서는 수질과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무조건 연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질관리와 기준을 전제로 안전한 분야부터 재이용하는 과학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농업에서 나오는 자원도 다시 에너지로순환은 반도체 산업에서 농업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농업과 축산업에서도 다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용인 백암 지역의 축산업과 연계해 가축분뇨와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 가능하다. 바이오가스는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남는 자원은 적절한 처리를 거쳐 농업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는 다음과 같다.
반도체·산업단지의 에너지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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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과 첨단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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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생산과 식품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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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부산물과 축산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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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스와 자원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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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농업과 지역 에너지 시스템으로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용인특례시의 도농상생이다. 단순히 반도체 산업에서 나온 세금으로 농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농업이 서로 필요한 자원을 나누고 다시 활용하는 하나의 지역 순환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종자에서 식품, 바이오 산업까지나는 30여 년 동안 신품종 연구를 통해 식량안보와 종자주권을 지키는 데 노력해 왔다.
농업의 경쟁력은 결국 종자에서 시작된다. 좋은 종자 하나가 농업인의 소득을 바꾸고, 새로운 농산물 시장을 만들며, 식품산업과 바이오산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용인의 농업도 단순한 농산물 생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종자 개발 → 생산 → 가공 → 식품 → 기능성 소재 → 바이오산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최근 개발한 열매가 달리지 않는 잎·줄기 전용 고추 ‘살리초’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고, 스마트팜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며, 기능성 성분을 연구하고, 식품과 건강 관련 소재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농업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 청년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와 창업의 기회를
청년에게 첨단미래농업은 단순히 농사를 짓는 일이 아니다. 스마트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기술자가 필요하고, AI와 데이터를 이용해 농장을 관리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 연구자도 필요하고, 농산물을 식품으로 만드는 연구자도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마케팅 전문가도 필요하다.
스마트농업과 종자, 식품가공, 바이오산업이 함께 성장한다면 앞으로 용인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창업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청년들은 스마트팜 스타트업을 만들 수도 있고, 기능성 식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또한 농업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고, 종자와 농식품 분야에서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도 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 하나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다.
#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우리 사회에는 은퇴 이후에도 건강하고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장년층이 많다. 기업에서 기술과 경영을 경험한 사람, 연구와 행정, 유통과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경험을 새로운 농업과 식품산업에 연결한다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실습, 창업 지원을 통해 중장년들이 스마트농업과 식품가공, 유통과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는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누군가는 농식품 가공사업을 시작하며,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가진 기업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들 수 있다. 청년에게는 첫 번째 기회를, 중장년에게는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도시. 그것이 앞으로 용인이 만들어야 할 새로운 성장 모델이다.
# 반도체의 성장 에너지를 용인의 미래로
용인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는 동안 농촌은 쇠퇴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도시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산업단지는 커지는데 농촌은 인구가 줄고, 청년은 떠나고, 기존 농업은 경쟁력을 잃는다면 반도체 1,000조 시대의 혜택은 일부만이 누리게 된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기술은 스마트농업으로, 에너지와 열은 효율적인 농업 시스템으로, 물은 안전한 재이용과 순환으로, 농업과 축산의 부산물은 바이오가스와 자원순환으로, 농산물은 식품과 바이오산업으로,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청년과 중장년의 새로운 일자리와 창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반도체와 농업이 서로 성장의 힘을 나누는 순환형 도농상생 모델이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전략산업이다. 그리고 식량과 종자 역시 국가의 생존과 미래를 책임지는 전략자산이다. 용인은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는 동시에 넓은 농촌과 다양한 농업 기반을 가진 특별한 도시다.
이제 우리는 이 두 가지 강점을 따로 생각하지 말고 함께 연결해야 한다. 용인의 미래는 반도체 공장이 몇 개 들어섰는가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으로 얼마나 많은 시민이 새로운 기회를 얻었는가, 용인시 농촌이 얼마나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했는가, 청년과 중장년에게 얼마나 많은 일자리와 창업의 길이 열렸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반도체가 첨단기술의 힘이라면 농업은 생명산업의 힘이다. 그리고 에너지와 물, 식품과 바이오를 연결하는 순환 시스템은 두 산업을 하나의 미래로 묶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반도체의 성장 에너지가 용인시 농촌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농업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가치가 다시 용인의 산업 경쟁력으로 돌아오는 도시, 나는 그것이 반도체 1000조 시대에 용인이 만들어야 할 진정한 미래라고 생각한다.
이제 용인은 ‘반도체 도시’를 넘어, 첨단산업과 생명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인 도농상생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