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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차에서 내려 사파리로…기린·코끼리 곁 1km ‘야생의 길’ 열린다

에버랜드, 12일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 개장
로스트밸리·리버트레일 걸으며 야생동물 15종 관찰
사자·하이에나까지 한 코스에…11월 말까지 무료 체험

 

용인신문 | 버스 창문 너머로 바라보던 기린이 어느 순간 눈앞에 서 있다. 코끼리가 천천히 초원을 가로지르고, 거대한 코뿔소가 묵직한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더 걸어 물길을 건너면 사자와 하이에나가 살아가는 맹수의 영역이 펼쳐진다.

 

올가을 에버랜드 사파리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진다.

 

차량에 올라 동물을 관람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두 발로 사파리 초원을 걷는 약 1km짜리 야생 탐험길이 열린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가을축제 개막에 맞춰 오는 12일부터 새로운 도보형 사파리 프로그램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Wild Savanna Expedition)’을 운영한다.

 

핵심은 “차에서 내려 직접 걷는다”​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평소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 안으로 직접 들어가 기린과 코끼리, 코뿔소 등 대형 초식동물을 자신의 걸음으로 천천히 관찰할 수 있다.

 

버스로 지나던 로스트밸리, 이제 직접 걷는다

탐험은 로스트밸리 입구에서 시작한다. 초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 기린과 코끼리, 코뿔소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차량 안에서 짧게 스쳐 지나가던 풍경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에버랜드는 동물의 행동 특성과 생활 공간을 고려해 탐험로 곳곳에 관찰 지점을 마련했다.

 

기린존 주변에는 가을 초목을 활용해 사바나 분위기를 살렸고, 초원을 배경으로 탐험대원이 된 듯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스팟도 조성했다. 코뿔소의 웅장한 모습을 보다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전용 관람존도 새롭게 마련했다.

 

단순히 동물을 구경하는 코스가 아니라 하나의 탐험 이야기를 따라가는 듯한 동선을 만든 것이다.

 

초식동물 지나면 사자·하이에나…‘리버트레일’도 무료 개방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변화는 ‘리버트레일’ 개방이다. 그동안 별도 유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던 구간을 와일드 사바나 탐험 코스에 포함해 무료로 개방한다.

 

리버트레일은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 사이를 흐르는 물길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걷는 코스다. 초식동물의 평화로운 일상뿐 아니라 사자와 하이에나 등 맹수들의 모습까지 한 코스에서 볼 수 있다.

 

전체 탐험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동물은 모두 15종이다.

 

차량 안에서 정해진 방향으로 바라보던 기존 관람 방식과 달리 걷는 위치와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풍경이 계속 달라진다. 사파리를 ‘보는 공간’에서 ‘직접 들어가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꾼 셈이다.

 

“저 동물은 왜 저럴까”…사육사가 들려주는 야생 이야기

재미에 교육적 요소도 더했다. 탐험로 곳곳에서는 주키퍼가 동물들의 행동과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물이 왜 특정 행동을 하는지, 초식동물과 맹수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등을 눈앞의 동물을 보며 들을 수 있다.

 

멸종위기 동물과 종 보전의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아이들에게는 야외 생태교실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동물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약 1km 탐험 코스를 모두 완주하면 ‘탐험대원’ 인증서도 받을 수 있다.

 

봄에 35만명 몰렸다…‘워킹사파리’ 경험 살려 확대

이번 프로그램은 올봄 시범 운영한 ‘워킹사파리’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 약 한 달간 운영된 워킹사파리에는 35만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에버랜드는 당시 관람객들의 이동 패턴과 체험 의견을 분석해 동선과 콘텐츠를 보완했고, 여기에 로스트밸리와 리버트레일까지 연결해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으로 규모를 키웠다.

 

오랜 기간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를 운영하며 축적한 동물 관리와 관람 노하우도 이번 프로그램에 담았다.

 

동물을 가까이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도 야생의 현장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1월 말까지 무료…올가을 대표 코스 될까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은 9월 12일부터 11월 말까지 운영된다. 에버랜드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체험비 없이 현장 줄서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사파리는 ‘차를 타고 동물을 만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기린을 올려다보고, 코끼리가 걷는 모습을 따라가며, 물길 너머 사자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정해진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 대신 자신의 걸음으로 야생의 풍경을 하나씩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한 동물 콘텐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연의 숨결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사파리 도보 탐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사파리를 직접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가을 에버랜드에서 가장 긴 줄이 생기는 곳은 놀이기구가 아니라, 어쩌면 ‘야생으로 걸어 들어가는 1km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