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한국 노동시장의 남녀 임금 격차가 단순한 ‘평균 월급 차이’를 넘어 소득 구간 자체를 갈라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금근로자 절반 이상이 월 300만원을 받지 못한 반면 남성은 4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반대로 월 500만원 이상 고임금 구간에서는 남성 비중이 여성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월평균 임금으로 계산하면 남성 근로자가 여성보다 매달 약 155만원을 더 받았다. 1년으로 환산하면 1850만원이 넘는 차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를 토대로 노동시장 성별 임금 구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 439만8000원, 여성 28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남녀의 월평균 임금 차이는 154만7000원이었다.
여성 절반 넘게 ‘300만원 미만’
평균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임금 구간별 분포다. 5인 이상 사업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월 임금이 300만원 미만인 여성은 전체 여성 근로자의 57.1%에 달했다. 여성 근로자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가 월 300만원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남성의 300만원 미만 비율은 25.1%였다. 여성과 비교하면 32%포인트나 낮았다.
고임금 구간으로 올라가면 상황은 정반대였다.
월 500만원 이상을 받는 남성 근로자는 37.2%였지만 여성은 14.5%에 그쳤다. 남성은 10명 중 4명 가까이가 500만원 이상을 받는 반면 여성은 10명 중 1∼2명 수준이었다.
평균 임금의 차이만이 아니라 저임금 구간에는 여성이, 고임금 구간에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보건·복지업 격차 가장 커
산업별 격차도 컸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73만원, 남성은 506만원이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54% 수준으로 조사 대상 산업 가운데 격차가 가장 컸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같은 직장, 같은 직무에 종사하는 남녀가 서로 다른 임금을 받는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산업 내 남녀가 맡는 직종과 직급, 근속연수, 근로시간 등의 차이가 함께 반영된 평균값이기 때문이다.
성별 임금 차이가 가장 작은 업종은 운수 및 창고업이었다. 여성 임금은 남성의 93.3%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산업은 금융 및 보험업이었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627만3000원, 남성은 810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여성 역시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높은 임금을 받았지만 남성 임금의 77.4% 수준에 머물렀다.
고임금 산업에 진입하더라도 성별 임금 차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OECD 평균의 2.9배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였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0.1%의 약 2.9배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고학력화가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임금 측면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통계는 평균 임금 차이뿐 아니라 임금 구간별 분포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성 근로자가 저임금 구간에 상대적으로 많이 몰리고 고임금 구간으로 갈수록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