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금값이 오르면 금 투자자는 모두 돈을 벌까. 최근 한 달간 국내 금값이 약 5% 상승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1000만 원을 투자했을 경우 거래소에서 금을 산 투자자는 약 45만 원을 벌었지만, 골드바를 산 투자자는 오히려 120만 원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금을 샀는데도 투자 결과가 최대 160만 원 넘게 벌어진 셈이다.
금값 상승률만 놓고 투자 수익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세금과 거래수수료는 물론 부가가치세, 유통비용, 매수·매도 가격 차이 등이 실제 투자자의 손에 들어오는 수익을 크게 좌우했다.
금 5% 올랐지만 수익률은 달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99.99% 1㎏ 종목은 1g당 19만 678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31일 종가 18만 7460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97% 상승했다.
지난 25일에는 1g당 20만 83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국제 금값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25일 온스당 4696.18달러까지 올라 47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급락했다.
28일에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에 대한 경계와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강조한 영향으로 현물 금값이 온스당 4567.23달러까지 내려갔다.
금값 자체는 한 달 전보다 분명 올랐다. 그러나 투자자가 실제로 받아든 성적표는 금을 어떤 방식으로 샀느냐에 따라 크게 갈렸다.
△ KRX 금시장, 1000만 원 넣어 45만원 수익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은 KRX 금시장이었다. 지난달 31일 1000만 원으로 금을 매입했다면 1g 단위로 53g을 살 수 있다. 매입금액은 993만5380원이다.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매수와 매도 때 각각 0.22% 적용해 한 달 뒤 전량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남은 현금까지 포함한 최종 자산은 약 1044만 9000원이다.
한 달 동안 약 44만 9000원, 수익률로는 4.49%다.
KRX 금시장의 강점은 세금이다. 장내에서 금을 사고팔아 얻은 차익에는 양도소득세나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금을 실물로 인출하지 않는다면 부가가치세도 부담하지 않는다.
다만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다.
△ 금 ETF, 41만 원 … 세금에서 차이
금 ETF도 금값 상승 효과를 상당 부분 가져갔다.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가격은 같은 기간 2만 6080원에서 2만 7345원으로 4.85% 상승했다.
1000만 원으로 383주를 매입했다고 가정하면 매매차익은 약 48만 4000원이다.
하지만 ETF에는 세금이 붙는다. 금 ETF는 국내 주식형 ETF가 아닌 원자재 ETF이기 때문에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상승분 가운데 적은 금액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과표기준가가 실제 매매차익 이상 상승했다고 단순 가정하면 세금은 약 7만 5000원이다. 최종 수익은 약 41만 원으로 떨어진다.
KRX 금시장과 금 ETF 모두 국제 금값을 기초로 움직이지만 세금 구조가 달라 같은 기간 투자수익에도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 은행 금통장은 절반 수준
은행에서 금을 사고파는 골드뱅킹의 수익은 더 줄어든다.
같은 기간 금 고시 기준가격은 1g당 18만8697.90원에서 19만7346.41원으로 4.58% 상승했다.
그러나 매수·매도 과정에서 각각 1%의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까지 반영하면 1000만 원 투자자의 세후 수익은 약 21만 3000원에 그친다.
금값은 4% 넘게 올랐지만 실제 투자자의 수익률은 2%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은행별 수수료와 거래 조건 등에 따라 실제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 골드바의 역설 …금 올랐는데 120만 원 손실
가장 극적인 차이는 골드바에서 나타났다. 한국표준금거래소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달 말 소비자가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82만 6000원이었다.
1000만 원으로 12돈을 사면 991만 2000원이 들어간다.
문제는 한 달 뒤 되팔 때다. 이날 소비자가 순금을 팔 때 적용되는 가격은 한 돈당 72만 6000원이었다. 12돈을 모두 팔아도 손에 들어오는 돈은 871만 2000원에 불과하다.
처음 금을 사고 남았던 현금 8만 8000원을 합쳐도 최종 자산은 880만 원이다.
국내 금값이 한 달 동안 약 5% 올랐는데도 원금 1000만 원 가운데 120만 원이 사라지는 결과다.
△ ‘살 때 가격’과 ‘팔 때 가격’부터 봐야
골드바의 수익구조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실물 금에 붙는 비용이다.
소비자가 골드바를 구입할 때는 금 원재료 가격만 내는 것이 아니다. 부가가치세와 제작비, 유통비용 등이 판매가격에 포함된다. 여기에 소비자가 금을 살 때 적용되는 가격과 다시 팔 때 적용되는 가격도 서로 다르다.
결국 금 시세가 단기간 올라도 이 같은 비용과 가격 차이를 넘어설 정도로 상승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골드바 매매차익 자체에는 별도의 세금이 붙지 않지만 처음 금을 살 때 이미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재매입 가격은 제조사와 중량, 보증서 보유 여부, 포장 훼손 여부와 판매처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실물을 직접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실·도난 위험과 보관 문제도 뒤따른다.
△ 같은 금인데 한 달 뒤 1045만 원과 880만 원
이번 계산에서 1000만 원의 투자금은 한 달 뒤 KRX 금시장에서 약 1045만 원, 금 ETF에서 약 1041만 원, 골드뱅킹에서 약 1021만 원이 됐다.
반면 골드바는 약 880만 원으로 줄었다.
‘금’이라는 동일한 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투자했지만 선택한 상품에 따라 한 달 뒤 자산 가치가 165만 원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금값이 크게 움직일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은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에 집중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금값 상승폭만이 아니다.
특히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금을 살 때의 가격보다 나중에 팔 때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 세금과 수수료로 얼마가 빠져나가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이라도 세금과 거래비용 구조가 달라 최종 수익률에는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금값 상승률만 보고 투자 수단을 고르기보다 매수·매도 가격과 과세 방식, 거래비용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