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을 코앞에 두고 입시판을 흔들 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내년부터 전국 30개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
정부 계획대로 시행되면 2027학년도에 지방 국립대로 입학하는 학생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사실상 ‘등록금 0원’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수시 원서접수가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대학별로 진행되는 만큼 이번 정책은 당장 올해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대학과 지역 거점국립대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를 함께 검토하던 수험생에게는 4년간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는 등록금이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28일 공개한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에는 내년 2130억원이 투입된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지방 국립대 신입생은 학자금 지원구간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다만 의대·치대·약대·수의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범위는 해마다 넓어진다. 2027년 1학년을 시작으로 2028년 1·2학년, 2029년 1~3학년, 2030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 신입생은 정책이 계획대로 이어질 경우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 지원을 받는 첫 세대가 된다. 다만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사업인 만큼 최종 시행 규모는 국회 예산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 ‘반수용 입학’은 막는다
정부는 등록금이 무료라는 점을 이용해 일단 입학한 뒤 반수를 준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자퇴 등으로 중도 이탈하면 기존 국가장학금Ⅰ유형 지원액을 제외하고 등록금 전액을 맞추기 위해 추가 지급한 지원금은 반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 신청과 성적 기준, 장학금 수혜 횟수 등은 현행 국가장학금 기준을 적용한다.
△ 지방대 입시 지형 바뀌나
관심은 ‘등록금 0원’이 실제 수험생을 지방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전국 고3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역 거점국립대 진학 희망 비율은 등록금 전액 지원 조건을 제시하기 전 27.6%에서 제시한 뒤 31.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지역 사립대 진학 희망은 6.6%에서 4.4%로 떨어졌다. 적어도 지방대끼리의 신입생 모집 경쟁에서는 국립대가 상당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등록금 0원’만으로 수도권 쏠림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조사도 나온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52.7%는 지방 국립대 등록금이 무료가 되더라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학 선택에서 등록금보다 대학의 인지도와 취업 전망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 사립대 “학생 모집 직격탄”
지방 사립대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인데 국립대에 재학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공정한 제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책 재설계를 요구했다.
특히 수시모집을 불과 열흘가량 앞둔 시점에 정책이 발표되면서 지방 사립대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방 사립대 지역인재장학금 신규 선발 인원을 기존 약 4000명에서 내년 1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보완책을 내놨지만 국립대의 ‘전액 지원’과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 사립대 측 입장이다.
2027학년도 수시에서 지방 국립대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조건으로 신입생 모집에 나서게 됐다.
대학의 이름과 학과, 취업률, 통학 거리만 따지던 수험생들에게 이제는 ‘4년 등록금이 얼마인가’라는 현실적인 계산이 더해졌다.
수도권 대학의 강한 선호가 그대로 유지될지, 지방 국립대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승할지, 아니면 지방 사립대 학생만 국립대로 이동하는 ‘지역 내 쏠림’으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9월 7일 원서접수가 시작되면 첫 시험대에 오른다. 등록금 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오랜 수도권 집중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2027학년도 대입이 그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