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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이 입원한 날 바로 육아휴직…‘돌봄 공백’ 1주부터 메운다

20일부터 1·2주 단기 육아휴직 도입
입원·휴교·감염병 등 긴급 상황엔 당일 신청
기존 육아휴직 분할 횟수엔 포함 안 돼
9월부터 배우자 출산휴가도 출산 50일 전 사용

 

용인신문 | 아이가 갑자기 입원했는데 맡길 사람이 없다. 학교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거나 감염병으로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 지금까지는 연차를 쓰거나 가족의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는 20일부터는 이런 ‘돌봄 공백’이 생겼을 때 1주짜리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육아휴직을 몇 달씩 사용하지 않고도 필요한 시기에 7일 또는 14일만 떼어 쓸 수 있도록 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자녀의 입원이나 갑작스러운 휴원·휴교처럼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육아휴직 시작 당일에도 신청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새로 도입되는 단기 육아휴직은 자녀의 방학이나 학교·어린이집의 휴원·휴교,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입원, 감염병으로 인한 격리 또는 등원·등교 중지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기간은 1주 또는 2주다. 사흘이나 닷새처럼 필요한 날짜만 골라 사용할 수는 없으며 최소 7일 단위로 써야 한다. 한 자녀를 기준으로 연 1회 사용할 수 있고 자녀가 둘 이상이면 각각의 자녀에 대해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긴급 돌봄 상황에 대한 신청 절차다. 예정돼있는 방학에 맞춰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에는 기존처럼 시작 30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입원이나 휴원·휴교, 감염병에 따른 등교 중지 등은 사전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휴직을 시작하는 당일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한다고 해서 기존 육아휴직의 분할 기회를 소진하는 것도 아니다.

 

단기 육아휴직 기간은 현행 최대 1년 6개월인 전체 육아휴직 기간에서는 차감되지만 현재 최대 3회로 제한된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몇 달짜리 육아휴직과 별도로 긴급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육아휴직 급여도 지급된다. 7일 또는 14일간 휴직한 뒤 급여를 신청하면 일반 육아휴직 급여 기준에 따라 실제 사용한 일수만큼 계산해 받을 수 있다.

 

출산을 전후한 배우자의 휴가 제도도 크게 달라진다.

 

다음 달 18일부터 배우자 출산휴가는 출산 이후뿐 아니라 출산 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까지의 기간 안에서 총 20일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3차례로 나눠 쓰는 것도 가능하다.

 

임신한 배우자에게 유산이나 조산 위험 등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남성 근로자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길도 열린다. 이 경우 휴직 시작 예정일 7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배우자가 유산이나 사산을 한 근로자를 위한 휴가도 새로 마련된다. 최대 5일까지 사용할 수 있고 이 가운데 처음 3일은 유급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의 경우 최초 3일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가 지원되며 상한액은 25만 2630원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역시 손질된다. 현재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일정 기간 근무시간을 주 15~35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데, 앞으로는 사업주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줄어든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육아휴직을 장기간 직장을 떠나는 제도에서 ‘필요한 순간 꺼내 쓰는 돌봄 제도’로 넓혔다는 데 있다.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았을 때마다 부모가 연차와 가족에게 의존해야 했던 현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 당일 신청을 허용하고 단기 육아휴직을 기존 분할 사용 횟수에서 제외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이 몇 달짜리 장기 선택지에서 하루아침에 닥친 돌봄 공백까지 대응하는 제도로 한 단계 넓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