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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삼성·SK만으론 부족하다…용인, ‘반도체 생태계’ 완성 퍼즐 맞춘다

 

용인신문 | 용인이 그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도시’의 윤곽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거대한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반도체 설계기업을 끌어들이고,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양산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까지 갖춘다.

 

반도체 공장 몇 곳을 짓는 수준을 넘어 연구개발과 실증, 생산, 협력기업이 한 도시 안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용인특례시는 11일 시청 컨벤션홀에서 ‘2026 용인 반도체 기업네트워크·투자설명회’를 열고 용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반도체 산업단지와 기업 지원시설의 추진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설명회의 핵심은 ‘연결’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차질 없이 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두 기업 주변으로 소부장과 설계기업이 모여 서로 기술과 사업을 주고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용인이 진정한 반도체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도 이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곡절도 있었지만 용인의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이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완성되면 단일 도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앵커기업만으로 반도체 산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며 “소재·부품·장비와 설계기업이 함께해야 생태계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부장 기업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용인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날 기업들의 관심을 끈 시설 가운데 하나가 ‘트리니티팹’이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신기술과 시제품을 실제 반도체 양산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이다.

 

트리니티팹에는 12인치 웨이퍼 기반 장비 50여 대가 구축된다. 자체 대형 생산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들도 이곳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장비나 소재의 성능을 검증하고 실제 양산공정 적용 가능성까지 시험할 수 있다.

 

소부장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개발하고도 대형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라인에 곧바로 적용하기 어려웠던 이른바 ‘실증의 벽’을 낮출 수 있는 시설인 셈이다. 트리니티팹은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며 2027년 5월 준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약 778만㎡, 235만 평 규모의 국가산단은 올해 하반기 부지 조성에 들어가 2027년 하반기 첫 번째 팹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협력업체가 입주하는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은 이미 상당 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 면적은 416만㎡, 약 126만 평으로 올해 7월 말 기준 부지 조성률이 91%에 이른다. 2027년 부지 조성을 마치고 같은 해 상반기에는 1기 팹 일부를 시험 가동할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추가 입주 공간도 준비되고 있다. 원삼면 죽능리 일대에 추진 중인 제3용인테크노밸리는 26만㎡, 약 7만9000평 규모로 조성된다. 반도체 관련 산업용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산단으로 2027년 경기도 산업단지계획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28년 하반기 공사와 분양을 시작해 2030년 준공된다.

 

결국 용인 동남부에는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협력기업을 위한 산업단지, 소부장 기업의 기술을 시험할 트리니티팹이 하나의 거대한 반도체 산업벨트로 연결되는 셈이다.

 

용인시는 이날 설명회를 일방적인 사업 소개에 그치지 않도록 행사장 좌석마다 ‘기업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서식을 비치했다. 기업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적어낸 규제와 인허가, 입주·투자 관련 건의사항은 담당 부서 검토를 거쳐 개별적으로 답변할 방침이다.

 

거대한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 공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기업이 모이고 기술과 인력이 움직이며 새로운 투자가 다시 이어져야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축에 소부장과 설계기업, 연구·실증 인프라를 촘촘하게 연결하려는 용인의 ‘반도체 도시 만들기’가 이제 공장 건설을 넘어 기업 생태계 구축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