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월)

  • 맑음동두천 27.3℃
  • 구름많음강릉 24.4℃
  • 맑음서울 27.9℃
  • 맑음대전 28.1℃
  • 맑음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1℃
  • 맑음광주 29.4℃
  • 맑음부산 29.5℃
  • 맑음고창 28.3℃
  • 구름많음제주 27.0℃
  • 맑음강화 25.9℃
  • 맑음보은 25.5℃
  • 맑음금산 27.4℃
  • 맑음강진군 30.2℃
  • 구름많음경주시 26.1℃
  • 구름많음거제 26.8℃
기상청 제공

정치

“경기도 적자, 시·군 돈으로 메우나”…이상일 “세출부터 수술해야”

법인지방소득세 절반 공동 세원화 구상에 정면 반박…“현금성 사업부터 재검토해야”
다낭에선 AI·반도체 도시 알리고, 대학연극제·‘조아용’ 자활사업으로 용인 브랜드 확장

 

경기도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군의 세금을 가져가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용인신문 | 이상일 용인시장이 경기도가 검토하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 세원화 구상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재정 적자의 해법을 시·군의 세원에서 찾기 전에 경기도 스스로 현금성 사업을 비롯한 세출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시장은 10일 OBS 라디오 ‘김준호의 굿모닝 OBS’에 출연해 경기도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 세원화 문제와 관련해 “경기도가 재정 적자 7조 원을 이야기하며 비상 상황이라고 하지만 채무의 성격과 상환 기간부터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재정 상황이 나빠진 원인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해결하지 않고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한다면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은 법인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다. 기업이 많이 입주하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도시일수록 중요한 자체 세원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가 진행되고 있는 용인 입장에서는 향후 도시 성장에 따라 늘어날 세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 시장의 주장은 분명하다. 경기도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수단이 시·군 세입을 가져오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도의 각종 지원사업 가운데 시·군의 부담 비율이 높은 사업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현금성 지원사업 가운데 전체 사업비의 70%를 시·군이 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생색은 경기도가 내고 부담은 시·군이 지는 구조가 아닌지 이런 정책부터 전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자체의 재원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불교부단체인 경기도가 정부와 협의해 교부단체로 전환하는 등 별도의 세원 확보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세입을 더 걷거나 다른 지방정부의 몫을 나누기에 앞서 ‘어디에 얼마나 쓰고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라디오 인터뷰의 화두가 ‘재정’이었다면 이후 이야기는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이 시장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우호도시인 베트남 다낭시를 방문한 성과도 소개했다. 용인시가 공적개발원조사업으로 2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 다낭시 광푸구에 문을 연 ‘용인 공공 디지털 도서관’의 운영 현장을 직접 살피고, 현지에서 열린 ‘한국과의 만남’ 콘퍼런스에서는 용인의 반도체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정책을 알렸다.

 

단순한 해외 방문에 그치지 않았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스마트도서관은 어린이 독서공간은 물론 어르신 돌봄 시설로도 활용되고 있었고, 콘퍼런스에서는 스마트 횡단보도와 AI 기반 어르신 돌봄사업 등 용인의 생활밀착형 인공지능 정책이 현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베트남 페스티벌’에 마련된 용인시 홍보관도 현지인들로 붐볐다. 특히 용인시 캐릭터 ‘조아용’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점은 첨단산업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까지 도시 경쟁력의 한 축으로 키우려는 용인의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용인이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은 해외에만 있지 않다.

 

최근 막을 내린 제3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는 ‘대학 연극 하면 용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용인시가 공연 무대와 숙식을 지원하고 전국의 대학생들이 일정 기간 용인에 머물며 공연과 교류를 이어가는 체류형 연극제다.

 

이 시장은 “학생들이 학교와 나이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무대에서 각자의 개성과 상상력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용인에서 대학연극제를 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AI 시대에도 인간의 표정과 감정, 상상력을 직접 전달하는 연극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정책에 도시 캐릭터를 접목한 자활사업도 눈길을 끈다.

 

용인시는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11곳 안팎의 자활근로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자활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 사례인 ‘밥과 함께 라면’은 ‘조아용 김밥’, ‘화나용 김밥’처럼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시청점과 동백호수공원점, 단국대점까지 매장을 확대했다.

 

특히 자활근로 참여자들이 ‘조아용’ 굿즈를 제작하는 사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까지 떠올랐다. 시흥시와 단양군, 청주시, 홍천군 등이 용인을 찾아 운영 사례를 살펴봤다. 복지사업을 단순한 일자리 제공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 캐릭터와 상품, 판매를 결합해 하나의 사업모델로 키운 셈이다.

 

이 시장은 골목형상점가 확대와 겨울철 제설대책 등 생활 행정 성과도 함께 소개했다. 민선 8기 29곳에 이어 민선 9기 들어 3곳의 골목형상점가를 추가 지정했고, 통학로 제설지도와 인도용 제설기 도입 등을 통해 겨울철 도로 제설대책 평가에서 8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이날 이 시장이 꺼낸 이야기들은 얼핏 보면 재정과 외교, 문화, 복지로 서로 다른 분야다. 그러나 하나의 방향으로 모인다. 도시가 스스로 확보한 재정 기반은 지키고, 반도체와 AI부터 문화·복지 콘텐츠까지 용인만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재정 위기를 이유로 시·군의 세원을 나누자는 논의가 앞으로 본격화한다면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에 막대한 행정력과 기반시설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도시들이 “기업을 유치한 지방정부의 몫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법인지방소득세 문제는 단순한 세금 배분을 넘어 지방재정 자율권을 둘러싼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용인에서 시작된 이 시장의 문제 제기가 경기도와 31개 시·군의 재정 질서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