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수도권 임대시장의 가격표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 160만 원에 육박한 데 이어 경기와 인천까지 100만 원을 넘어섰다. 월세 부담을 피해 전세로 돌아서려 해도 서울 평균 전셋값은 다시 6억 원대로 올라왔다. 여기에 전월세 매물까지 빠르게 줄면서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집은 줄고 지불해야 할 비용은 높아지는 ‘이중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2026년 지역별 아파트 전월세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2021년 12월 125만 원에서 올해 6월 159만 원으로 27.2% 올랐다. 월 34만 원, 연간으로는 408만 원의 주거비가 추가된 셈이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97만 원에서 115만 원으로 18.6% 상승했고 인천도 85만 원에서 102만 원으로 올라섰다. 수도권 3개 시·도 모두 평균 월세가 100만 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국 평균 역시 81만 원에서 96만 원으로 18.5% 뛰었다.
월세 상승은 일부 고가주택에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최근 서울 강북권의 입주 4년 차 아파트 전용면적 59㎡에서도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300만 원을 요구하는 매물이 등장했다. 이 단지에서 불과 몇 달 전 보증금 2억 원, 월세 220만 원 수준의 거래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월세 상승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과거 강남권이나 대형 아파트에서나 눈에 띄던 월 300만 원대 월세가 중소형 아파트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전세시장도 다시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021년 말 6억 3000만 원에서 금리 인상의 여파로 2023년 말 5억 3000만 원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6월 6억 2000만 원까지 회복했다. 약 1억 원 떨어졌던 가 격이 다시 과거 고점 부근까지 올라온 것이다. 경기와 인천 역시 2023년 저점 이후 각각 약 4000만 원, 3000만 원 상승했다.
월세와 전세가격이 함께 오르는 가운데 매물은 반대로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를 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 8603건으로 1년 전 4만 2716건보다 9.6% 감소했다. 경기도는 감소폭이 훨씬 컸다. 같은 기간 3만 8930건에서 2만 580건으로 47% 줄었다. 1년 사이 시장에 나와 있던 전월세 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진 셈이다.
임대시장에서 매물 감소는 곧 가격 협상력의 변화로 이어진다. 집을 구하려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해지면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아지고 집주인이 가격을 낮춰야 할 유인도 줄어든다. 특히 직주근접이나 학군, 신축 선호가 강한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해질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주택 세제 개편안도 시장의 변수다.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사이의 세 부담 차이가 커지면서 일부 집주인이 임대하던 주택으로 직접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거주 전환이 늘어나면 임대시장에 나오는 주택 수는 그만큼 줄어든다. 임대를 계속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세 부담을 임대료에 반영하려 할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향후 거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공급이다.
수도권 주택은 계획을 발표한다고 곧바로 시장에 공급되지 않는다. 택지 확보와 인허가, 착공, 준공을 거쳐 입주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가 수만 가구의 공급 계획을 내놓더라도 실제 착공이 뒤따르지 않으면 당장 전월세 시장의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
최근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포함해 수도권 주택 공급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선호가 강한 수도권에서 비아파트 공급만으로 임대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결국 시장이 체감하는 공급은 발표된 숫자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 물량이다.
특히 경기도의 전월세 매물이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는 점은 수도권 주거비 문제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울의 높은 집값과 임대료를 피해 경기·인천으로 이동했던 수요마저 다시 높은 주거비와 부족한 매물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세입자의 선택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평균 월세가 159만 원이고 전세는 다시 6억 원을 넘어섰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월세 100만 원이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았다.
용인도 서울과 경기 남부의 주거비 상승에서 자유롭지 않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망 확충 등으로 주택 수요가 꾸준한 데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피해 경기 남부로 이동하는 수요까지 겹칠 경우 전월세 시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용인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에는 서울 집값이 오르면 용인으로 내려오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용인에서도 전세와 월세가 만만치 않다”며 “세입자에게 중요한 것은 몇 년 뒤 몇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발표가 아니라 당장 계약할 수 있는 전월세 매물이 얼마나 있느냐다. 실제 입주 물량이 늘지 않는다면 수도권 전월세 불안은 용인 같은 경기 남부지역으로 더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