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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밤거리 점령한 ‘춤추는 풍선’ 사라졌다”…기흥 상권 확 달라졌다

보정동 카페거리·흥덕이마트 주변 등 불법 풍선형 입간판 58개 철거
보행로 막고 운전자 시야까지 가려…“거리 넓어지고 걷기 편해졌다”
기흥구, 유동인구·민원 많은 상권 중심 지속 단속

 

용인신문 | 밤이면 상가 앞에서 불을 밝히며 흔들리던 이른바 ‘춤추는 풍선’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손님을 끌기 위해 음식점과 노래방, 마사지업소 등이 경쟁적으로 세워놓았던 풍선형 입간판이 보행로를 차지하고 운전자 시야까지 가린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용인특례시 기흥구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용인시 기흥구는 죽전로와 보정동 카페거리, 영덕1동 흥덕이마트 주변 등 주요 상가 지역을 대상으로 불법 풍선형 입간판을 집중 단속해 모두 58개를 철거했다고 7일 밝혔다.

 

풍선형 입간판은 상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물이다. 전기를 연결하면 긴 풍선이 세워지고 내부 조명이 켜지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방식이어서 야간에는 특히 눈에 잘 띈다. 문제는 상점들이 경쟁적으로 이를 설치하면서 보도 폭이 좁아지고 보행자가 차도 쪽으로 비켜 걸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긴다는 점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반갑지만은 않다. 교차로나 주차장 진출입로 주변에 세워진 대형 풍선 광고물이 시야를 가릴 경우 보행자나 다른 차량을 늦게 발견할 수 있다. 바닥을 가로지르는 전기선과 강한 야간 조명도 안전과 도시미관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특히 음식점과 카페 등이 밀집한 상권에서는 ‘옆 가게가 세우니 우리도 세운다’는 식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풍선형 입간판이 빠르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광고 효과를 노린 업주에게는 하나의 홍보수단이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보행공간을 점유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기흥구는 이에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상권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정비를 벌였다. 곧바로 철거부터 한 것은 아니다. 먼저 계도기간을 두고 업주들에게 자진 철거를 안내한 뒤 정비에 들어갔다.

 

 

그 결과 죽전로와 보정동 카페거리 일대 음식점과 노래방, 마사지업소 등에 설치돼 있던 불법 풍선형 입간판 28개가 수거됐다. 영덕1동 흥덕이마트 주변에서도 30개가 철거됐다. 두 지역에서만 모두 58개의 풍선형 입간판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변화는 숫자보다 현장에서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 가게마다 보도 가장자리를 차지했던 풍선 광고물이 없어지면서 보행 공간이 넓어졌고, 밤거리도 이전보다 한결 정돈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야간에 밝은 조명과 무분별한 풍선 광고물 때문에 걷기 불편하고 거리도 산만하게 느껴졌는데 정비 이후 훨씬 넓고 깨끗해졌다”며 “이제야 제대로 걷기 좋은 거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정비는 단순히 광고물 몇 개를 치우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보정동 카페거리처럼 사람이 많이 찾는 상권에서는 ‘걷기 좋은 거리’ 자체가 상권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물이 많다고 반드시 상권이 활기를 띠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판과 입간판, 조명이 과도하게 뒤섞이면 거리의 이미지가 떨어지고 보행 불편까지 키울 수 있다.

 

특히 보정동 카페거리는 용인을 대표하는 상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카페와 음식점 등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만큼 상점 하나하나의 광고 효과 못지않게 거리 전체가 주는 인상도 중요하다. 깨끗한 보도와 정돈된 야간 경관이 결국 방문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흥구는 이번 한 차례 정비에 그치지 않고 유동인구가 많거나 불법 광고물 관련 민원이 반복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정동 카페거리와 흥덕지구처럼 유동인구가 많고 민원이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정비를 이어가겠다”며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상가 업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상가 앞에서 더 높이, 더 밝게 자신을 알리려던 풍선 광고물의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시 시민들이 걸을 공간이 생겼다. 도시의 좋은 상권은 눈에 띄는 광고물이 가장 많은 거리가 아니라 시민이 안심하고 걷고 다시 찾고 싶은 거리에서 시작된다. 기흥구가 걷어낸 58개의 풍선형 입간판이 단순한 철거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