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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동킥보드 뇌손상 위험, 오토바이의 3.5배“

 

용인신문 | 출퇴근길과 대학가에서 가장 손쉽게 이용하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은 전동킥보드가 예상보다 훨씬 치명적인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면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수준을 넘어 뇌를 크게 다칠 가능성이 오토바이보다도 높아, 현재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연구진이 중증 외상 환자와 공유 전동킥보드 사고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오토바이 운전자보다 외상성 뇌손상을 입을 위험이 약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장기 손상 위험도 더 높았고, 자전거 이용자와 비교해도 뇌손상 위험이 크게 앞섰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응급실 환자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국가 중증외상 등록자료와 영국 18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의 사고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실제 이용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 유형까지 폭넓게 살폈다.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전동킥보드 사고의 이미지와도 달랐다. 일반적으로는 손목이나 다리 골절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머리가 가장 위험한 부위였다.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중증 부상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외상성 뇌손상이었으며, 골절 위험은 오히려 오토바이나 자전거보다 낮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전동킥보드의 구조 자체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전동킥보드는 작은 바퀴와 짧은 차체 때문에 도로의 작은 턱이나 포트홀에도 쉽게 균형을 잃는다. 대부분 서서 타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높고, 급정거나 바퀴가 걸리는 순간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머리부터 노면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처럼 차체가 충격을 흡수해 주는 구조도 아니어서 충돌 에너지가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여기에 안전장비 착용 문화도 사실상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확인된 헬멧 착용률은 오토바이 이용자가 약 76%, 자전거 이용자가 45%였던 반면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6%에도 미치지 않았다. 사실상 대부분이 보호장비 없이 주행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특히 여성 이용자의 중증 외상 위험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고, 미성년 이용 비중도 다른 이동수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동킥보드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됐지만 안전 기준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헬멧 착용 의무화를 비롯해 최고속도 추가 제한,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차량 구조 개선, 노면 환경 정비, 전용 주행공간 확보 등을 함께 추진해야 실질적인 사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영국 첼시 앤드 웨스트민스터 병원 연구팀은 "전동킥보드는 단순한 생활형 이동수단이 아니라 중대한 외상 위험을 가진 교통수단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헬멧 착용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차량 설계와 도로 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