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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웰빙/의학)

"우유는 완전식품?"…성인 건강 상식, 다시 쓰인다

 

용인신문 | '우유는 매일 마셔야 하는 완전식품.' 수십 년 동안 학교 급식과 광고, 건강 교육을 통해 반복돼 온 이 공식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성장에 꼭 필요한 식품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강하지만, 최근 영양학계에서는 성인에게 우유가 반드시 필요한 식품인지에 대해 보다 냉정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장 건강 연구자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팀 스펙터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성인이 건강을 위해 억지로 우유를 마셔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우유가 해롭다는 것이 아니다. '필수'라는 인식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현대인은 우유 외에도 치즈와 요거트, 두부, 멸치, 정어리, 녹색 채소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칼슘 결핍이 없는 성인이 우유를 더 많이 마신다고 해서 골절 위험이 의미 있게 줄어든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최근 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한때 우유는 골다공증 예방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우유 섭취 증가가 손목이나 고관절 같은 주요 골절을 뚜렷하게 줄이지 못했다는 결과가 잇따랐다. 일부 척추 골절에서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모든 성인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우유를 둘러싼 논쟁은 소화 능력에서도 이어진다.

 

전 세계 성인의 약 3분의 2는 성장 과정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 효소가 감소해 우유를 마시면 복부 팽만이나 설사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러한 유당불내증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유가 전혀 필요 없다는 의미도 아니다.

 

청소년기에는 뼈 성장에 필요한 칼슘과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임신 중에는 태아 신경 발달에 필요한 요오드 공급 측면에서 유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연령과 식습관, 영양 상태에 따라 우유의 필요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 효과 역시 단순하지 않다.

 

우유 속 칼슘은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많은 양의 우유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전립선암 위험이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아직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유가 무조건 건강식이라는 단순한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물성 대체음료도 만능 해답은 아니다.

 

귀리음료(오트밀크)나 일부 식물성 음료는 환경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제품에 따라 당 함량이 높거나 단백질이 부족하고 각종 첨가물이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다. 영양 구성이 제품마다 크게 달라 우유보다 건강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발효 유제품이다.

 

요거트와 케피어, 치즈처럼 발효 과정을 거친 유제품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 효과도 보고됐다.

 

영양학계는 이제 '우유를 마실 것인가'보다 '무엇을 대신 먹고 있는가'에 더 관심을 둔다.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는 성인이 건강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우유를 의무처럼 마실 필요가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우유는 '필수 영양제'가 아니라 다양한 식품 가운데 하나의 선택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최근 영양학이 내놓는 새로운 메시지다. 건강한 식단은 한 가지 식품이 아니라 채소와 과일, 통곡물, 견과류, 생선, 발효식품 등 다양한 식재료가 균형을 이룰 때 완성된다는 점에서, 오래된 '우유 신화'도 이제는 과학의 눈으로 다시 읽힐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