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55세 이상 취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단순히 고령층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가 ‘은퇴 후 쉬는 시대’에서 ‘평생 일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특히 고령층이 일을 계속하려는 이유도 생계 중심에서 삶의 만족과 사회활동으로 점차 이동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취업자는 1012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4만 5000명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고용률은 59.5%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더 주목되는 변화는 고령층의 인식이다. 조사 대상자의 69.2%는 앞으로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여전히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지만 그 비중은 53.4%로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일하는 것이 즐겁다’는 응답은 36.7%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 ‘사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등 경제적 이유보다 삶의 질과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일하려는 응답도 함께 늘었다.
고령층의 노동이 생계를 위한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활동적인 노후를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달라진 노년층의 경제·건강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 비율은 52.7%로 5년 전보다 높아졌고, 월평균 연금 수령액도 69만 원에서 88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본적인 소득 기반이 강화되면서 일자리 선택에서도 임금만이 아니라 근무시간과 일의 만족도를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고령층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꼽은 기준은 ‘일의 양과 근무시간’이 30.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금 수준(20.3%), 오래 일할 수 있는 안정성(16.3%) 순이었다. 과거처럼 급여만을 우선하기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과 건강에 맞는 일자리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노후 노동시장의 지속성도 뚜렷했다. 현재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에서 계속 일하는 사람의 평균 연령은 62.6세였다. 반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을 이미 그만둔 사람은 평균 53세에 퇴직한 것으로 조사돼, 고령층의 노동기간이 이전보다 크게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다닌 직장을 떠난 이유는 사업 부진이나 휴·폐업이 24.9%로 가장 많았고, 건강 문제(22.1%), 가족 돌봄(15.2%)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기대수명 증가, 건강한 노인의 확대, 연금제도 보완 등이 맞물리면서 고령층 고용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순히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고령층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