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세희 교수가 던진 이 한마디는 뇌 건강의 본질을 압축한다. 뇌졸중과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 년 동안 쌓인 생활습관이 만든 결과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최근 유튜브를 통한 강연에서 "뇌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장기"라며 "운동 부족과 비만, 흡연, 과음 같은 생활습관은 결국 MRI 속 뇌에 흔적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환자 사례를 통해 뇌 건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 환자는 MRI 촬영 이후 여러 차례 뇌경색을 겪었고, 이후 성격이 쉽게 화를 내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했다. 뇌 손상이 단순히 기억력 저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성격, 인간관계까지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는 알지만 정작 뇌가 몇 살인지는 모른다"며 "실제 뇌의 나이는 생활습관에 따라 얼마든지 더 젊을 수도, 훨씬 더 늙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역시 운동이었다. 그는 "현대인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퇴근 후 옷을 갈아입고 운동 장소까지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큰 심리적 장벽이 된다"며 "인간은 원래 에너지를 아끼려는 본능을 갖고 있는데 자동화된 사회가 이런 본능을 더욱 강화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생활이 일상이 됐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런 생활이 뇌를 가장 먼저 늙게 만든다는 점이다. 운동 부족은 뇌 혈류와 산소 공급을 떨어뜨리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저하시킨다. 비만은 염증 반응을 높여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키우고, 흡연은 뇌혈관을 손상시켜 미세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과도한 음주 역시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 교수는 운동 여부에 따라 노년의 뇌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도 소개했다. 평생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70대와 꾸준히 산행과 슬로우 조깅을 즐긴 70대의 사례를 비교하며 "운동은 단순히 오래 사는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뇌를 유지하며 삶의 질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투자"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뇌 건강은 치매 예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기분, 삶의 태도까지 모두 뇌가 결정합니다. 뇌가 건강해야 더 잘 배우고, 더 잘 일하고,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뇌 발달에서도 운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 가소성이 높은 어린 시절 다양한 신체 활동을 경험할수록 보상회로와 신경망이 더욱 건강하게 발달하며, 부모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을 따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연의 마지막에서 정 교수는 다시 한번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듭니다. 하지만 좋은 뇌든 나쁜 뇌든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뇌는 평생의 삶을 기록합니다. 오늘의 생활습관이 10년, 20년 뒤 여러분의 뇌를 결정합니다."
정 교수는 결국 뇌 건강의 출발점은 특별한 약이나 비싼 검사보다 매일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생활습관이라며, 치매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역시 꾸준한 운동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