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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삼계탕집 대신 마트 갔다"…고물가가 바꾼 복날 풍경

외식비 부담에 '집 보양식' 대세…장어 10배·무항생제 닭 113% 급증, 유통업계 복날 전쟁

 

용인신문 | “더운데 집에서 먹자." 고물가가 복날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 예년 같으면 더운 여름에 삼계탕집 앞에 길게 줄을 서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대형마트 냉장코너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외식 한 끼 가격이면 온 가족이 먹을 보양식을 직접 준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장어와 생닭, 전복 등 대표 보양식 재료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유통업계도 달라진 소비 흐름에 맞춰 복날 특수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 할인 경쟁을 넘어 산지 직거래와 유통구조 개선, 손질 상품 확대, 간편 조리식 강화 등 '집에서 먹는 보양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장어 시장이다.

 

복날 대표 보양식인 민물장어는 손질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외식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손질을 마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킴스클럽은 산지 구매부터 손질·가공까지 일괄 관리하는 공급체계를 구축해 유통 단계를 줄였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자포니카 품종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손질 민물장어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0배 증가했다.

 

닭고기도 '가성비 보양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토종닭과 영계는 물론 1~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상품, 닭다리살과 닭볶음탕용 절단육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층이 넓어졌다. 특히 황기 등 보양 재료를 함께 담아 바로 백숙을 만들 수 있는 토종닭 상품은 전년보다 30%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무항생제 상품을 확대한 결과 관련 매출은 113% 급증했다.

 

신선도 경쟁도 치열하다. 도계한 닭을 이틀 안에 매장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계약농가와 직거래를 확대해 가격을 시세보다 10~30% 낮춘 상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안전성까지 함께 따지기 시작한 점을 반영한 전략이다.

 

대형마트들은 복날을 겨냥한 할인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생닭과 손질 민물장어, 활전복 등 대표 보양식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삼계탕과 장어덮밥, 장어구이 같은 간편식도 대폭 늘려 직접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까지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제철 과일과 채소 할인 행사까지 더해 복날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해 복날 소비의 핵심 변화로 '외식의 내식화'를 꼽는다. 한 끼 외식비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식당 대신 집에서 직접 보양식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비용을 아끼기 위한 선택을 넘어 신선한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 가족과 함께 먹으려는 소비가 새로운 복날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가 길어질수록 복날 특수의 주인공도 식당에서 마트로 바뀌고 있다. 여름 보양식 시장의 중심축 역시 '외식'에서 '집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