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갓 태어난 아기가 가장 먼저 머무는 공간은 병원의 신생아실이다. 부모는 그곳을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믿는다.
그러나 생후 사흘 된 신생아가 병원에서 숨진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면서, 신생아 진료와 응급대응 시스템 전반에 경고를 던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신생아를 잃은 부모가 산부인과 의료진과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의 책임을 인정하고 부모에게 5억 4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태어난 신생아가 출생 사흘 만에 병원 신생아실에서 숨지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의료진이 약 8시간 동안 짧은 간격으로 모두 6차례, 총 270㎖의 분유를 먹이는 등 권고 기준을 벗어난 수유를 했고, 이후 청색증과 무호흡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적절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신생아의 상태와 성장 단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한 수유를 시행했으며, 이로 인해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도 분유 등 토사물 흡인에 따른 기도폐색성 질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소견이 제시됐다.
응급 상황이 발생한 뒤의 대응도 문제로 지적됐다.
법원은 의료진이 119 신고를 지체한 채 기관내삽관을 반복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할 심폐소생술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응급처치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아이를 살릴 기회도 잃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과다 수유는 없었고 사망 원인은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의학적 근거 없이 가능성만으로 의료과실을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의료사고 인정에 그치지 않는다. 신생아는 스스로 이상 증상을 표현할 수 없는 만큼 수유량과 수유 간격 관리, 이상 징후 관찰,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확인한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병원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최종 책임 여부는 상급심에서 다시 판단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