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매일 이를 닦는 것만으로 구강 관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는 세균막(플라크)이 가장 많이 남는 곳이다. 이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염증이 잇몸을 넘어 뇌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두 차례 이상 칫솔질을 하면서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꾸준히 사용한 사람은 구강 관리가 가장 부족한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 더해 구강위생도 뇌졸중 예방의 중요한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해 40세 이상 성인 9만8866명을 최대 9년간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덴티스트리(Journal of Dentistry)'에 게재됐다.
연구 대상은 2009~2010년 일반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모두 받은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칫솔질 횟수와 치실·치간칫솔 사용 빈도에 따라 구강위생 수준을 6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추적 기간 동안 3953명이 새롭게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흡연, 음주, 운동량은 물론 치과의사가 확인한 치주 상태까지 보정한 결과, 하루 두 번 이상 이를 닦고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항상 또는 대부분 사용한 사람은 구강위생이 가장 좋지 않은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23% 낮았다.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
특히 치아를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효과가 더 컸다. 칫솔질 횟수와 관계없이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꾸준히 사용하면 전체 뇌졸중 위험이 41% 낮았다. 65세 미만과 흡연 경험자에게서도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강 내 만성 염증을 연결고리로 지목했다. 치아 사이에 남은 플라크가 치주질환을 일으키면 세균과 염증물질이 혈액으로 들어가 혈관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전 형성을 촉진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칫솔은 치아의 바깥면과 안쪽은 잘 닦지만 치아 사이까지는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다. 치실과 치간칫솔은 이 공간의 플라크를 제거해 전신 염증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에 따르면 치실과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플라크를 각각 최대 80%, 96%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치실이 뇌졸중을 직접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 10만 명을 장기간 추적하고 주요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상민 교수는 "치실과 치간칫솔은 단순한 구강위생 도구를 넘어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대규모 국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혈압과 혈당 관리만큼이나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습관도 건강한 혈관을 지키는 새로운 생활수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