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7 (금)

  • 맑음동두천 31.4℃
  • 맑음강릉 29.2℃
  • 맑음서울 32.3℃
  • 맑음대전 31.4℃
  • 맑음대구 29.3℃
  • 맑음울산 29.5℃
  • 맑음광주 31.5℃
  • 맑음부산 32.0℃
  • 맑음고창 ℃
  • 구름많음제주 29.2℃
  • 맑음강화 30.2℃
  • 맑음보은 27.7℃
  • 맑음금산 30.2℃
  • 맑음강진군 32.1℃
  • 맑음경주시 28.8℃
  • 맑음거제 30.5℃
기상청 제공

배아 검사, PGT-A 정말 모두에게 필요한가?

수백만원 부담에도 출산율 향상 근거는 제한적
국제학회도 "모든 환자 권고 안 된다"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을 준비하는 난임 부부 사이에서 PGT-A(착상 전 배아 염색체 검사)가 사실상 '필수 코스'처럼 자리 잡고 있다.

 

병원에서는 "정상 배아를 골라 이식하면 임신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 이어지고, 인터넷과 난임 커뮤니티에는 "PGT-A를 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검사비만 수백만 원이 추가되지만 적지 않은 부부들이 망설임 없이 검사를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 난임학계에서는 "정말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PGT-A는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배반포까지 성장한 배아의 일부 세포를 채취해 염색체 수 이상 여부를 확인한 뒤 정상으로 판단되는 배아를 우선 이식하는 기술이다.

 

유산 가능성을 줄이고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세계적으로 시행이 늘어났고 국내에서도 대형 난임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PGT-A 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검사다.

 

배아 생검과 유전자 분석 비용을 포함하면 한 번의 시술에 수백만 원이 추가되며, 배아 개수가 많을수록 비용은 더 늘어난다. 난임 치료 자체만으로도 경제적 부담이 큰 부부들에게 적지 않은 비용이 더해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을 감수할 만큼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됐느냐는 점이다.

 

미국생식의학회(ASRM)는 2024년 최신 권고에서 PGT-A를 모든 시험관 시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시행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결과, 젊은 여성이나 첫 시험관 시술 환자, 예후가 좋은 환자에서는 PGT-A가 최종 출산율을 유의하게 높인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럽생식의학회(ESHRE) 역시 특정 환자군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권고할 검사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PGT-A는 빠르게 확산됐을까.

 

의료계에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정상 배아를 골라주면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메시지가 환자들에게 강하게 전달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은 "최신 검사", "성공률 향상", "유산 예방"이라는 설명을 듣고 검사를 선택한다.

 

전문가들은 PGT-A는 배아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개의 배아 가운데 어떤 배아를 먼저 이식할지를 결정하는 선별 도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없던 정상 배아를 만들어내는 검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배아를 분류하는 검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학계가 더욱 신중해진 이유는 '모자이크 배아' 때문이다.

 

모자이크 배아는 일부 세포는 정상이고 일부는 염색체 이상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폐기 대상이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모자이크 배아를 이식해 건강한 아이가 태어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됐다. 이에 따라 미국생식의학회도 일부 모자이크 배아는 충분한 상담을 거쳐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버려졌을 배아가 실제로는 정상적인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PGT-A 결과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30년 이상 난임 진료를 해온 일부 시니어 생식의학 전문의들은 PGT-A의 무분별한 확대 적용에 우려를 나타낸다.

 

이들은 "특히 난소기능저하로 한 번의 채취에서 배아를 몇 개 얻지 못하는 환자에게 PGT-A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이식 가능한 배아를 찾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수 있다"며 "검사 결과 이상으로 분류돼 이식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배아 가운데는 실제로는 정상적으로 착상해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질 잠재력을 가진 배아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PGT-A는 특정 환자군에서는 분명 도움이 되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모든 난임 환자에게 권해야 하는 만능검사는 아니다"며 "환자의 연령과 난소기능, 반복 유산 여부, 배아 개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은 검사 방식 자체와도 관련이 있다.

 

PGT-A는 배아 전체를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배아 바깥층인 영양막세포 5~10개 정도만 떼어 분석한다.

 

반면, 실제 태아가 되는 내부세포괴는 건드리지 않는다. 따라서 채취한 일부 세포가 배아 전체 상태를 완벽하게 대표하지 못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검사 결과와 실제 배아의 발달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배아 수가 적은 난소기능저하 환자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렵게 얻은 배아 두세 개 가운데 검사 결과 모두 이상으로 판정되면 이식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착상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물론 PGT-A가 불필요한 검사는 아니다.

 

고령 여성, 반복 유산 환자, 부모에게 염색체 구조 이상이 있는 경우, 여러 개의 배아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우선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는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실제로 38세 이상 일부 환자에서는 유산 감소와 이식 횟수 감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적응증과 관계없이 거의 모든 시험관 시술 환자에게 관행적으로 권유되는 현실이다.

 

난임 치료의 최종 목표는 '정상 배아'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PGT-A 역시 최신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할 것이 아니라 연령과 반복 유산 여부, 배아 개수, 염색체 이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 난임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PGT-A는 분명 현대 생식의학이 만든 중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좋은 기술이 모든 환자에게 좋은 검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난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PGT-A를 둘러싼 진짜 질문도 "최신 검사인가"가 아니라 "이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인가"가 되어야 한다.

 

 

 

------------------------

 

 

※ 이 기사는 미국생식의학회(ASRM) 2024년 PGT-A 최신 권고, 유럽생식의학회(ESHRE) 가이드라인,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임상연구와 모자이크 배아 관련 연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