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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육아휴직이 더 이상 '엄마만의 제도'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급여 수급자가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했고, 이용자 10명 가운데 4명은 아빠였다. 출산율은 여전히 낮지만 아이를 함께 키우려는 부모는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해법은 아이를 많이 낳게 하는 것뿐 아니라 부모가 안심하고 함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통계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 활용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0만39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1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출산전후휴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포함한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 전체 이용자는 19만9911명으로 지난해보다 16.2%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전체 이용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남성의 참여다.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4만320명으로 전체의 38.8%를 차지했다. 2024년 처음 30%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 상반기 36.5%, 올해는 다시 38.8%까지 높아졌다. 이제 육아휴직은 일부 대기업 직원이나 공공기관 근무자만 사용하는 특별한 제도가 아니라,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새로운 가족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제도 개선과 경제적 부담 완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육아휴직을 쓰면 소득이 크게 줄고 승진이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정부가 육아휴직급여를 확대하고 기업 문화도 점차 개선되면서 이용 문턱이 낮아졌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육아는 부모가 함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이용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많은 사람이 육아휴직을 유급휴직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구조는 다르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회사가 월급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보험기금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한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로 무급휴직이지만 정부가 급여를 지원해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방식이다. 반면 출산전후휴가와 배우자 출산휴가는 유급이며, 정부와 회사가 비용을 분담해 임금을 지급한다. 이 같은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제도 활용의 첫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일·가정 양립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 다음 달 20일부터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자녀의 방학이나 휴원·휴교, 질병, 사고, 감염병 등으로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이 생기면 연 1회 1주 또는 2주 단위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으며, 1주만 사용해도 육아휴직급여가 지급된다. 장기간 휴직이 어려웠던 맞벌이 가정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9월부터는 배우자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배우자 유산·사산 휴가는 최초 3일이 유급으로 보장되고, 배우자 출산휴가는 출산 예정일 50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임신 중 위험이 있는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남성 근로자가 자녀 출생 전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11월에는 난임 부부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연간 6일인 난임치료 휴가 가운데 유급기간이 기존 2일에서 4일로 확대된다. 난임 치료와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부부의 부담을 줄이고 출산 친화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등은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이 쉽지 않다. 제도가 있어도 대체인력 부족과 업무 공백, 눈치 문화 때문에 이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 역시 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하반기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육아휴직 10만 명 시대는 단순한 숫자의 기록이 아니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일상이 되고,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사회가 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저출생 극복의 해법도 출산 장려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은 뒤에도 마음 놓고 일하고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을 이번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