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정부가 '비싸고 불편한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오랜 공식을 깨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다. 휴게소 커피 한 잔이 5000원에 육박하고 음식값은 도심보다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자, 운영 체계 자체를 손질해 가격은 낮추고 서비스 경쟁은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일부 휴게소에서는 1000~2000원대 커피를 판매하고, 일반 편의점처럼 24시간 영업과 '1+1' 행사, 통신사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편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복잡한 수수료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입점 업체가 휴게소 운영업체에 매출의 최대 절반가량을 수수료로 지급하고, 운영업체는 다시 한국도로공사에 임대료를 내는 구조였다. 정부는 이러한 다단계 비용이 결국 음식과 음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새 제도에서는 중간 운영업체 역할을 대신할 '공공관리회사'를 설립해 입점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는 방식을 추진한다. 중간 단계가 사라지면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절감된 비용이 판매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약 기준도 가격과 서비스 중심으로 바꿀 방침이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저가 커피 브랜드 유치가 추진되고, 심야 시간에도 이용 가능한 24시간 편의점이 확대된다. 일반 시내 편의점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1+1' 행사와 멤버십 할인, 포인트 적립도 휴게소에서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휴게소를 단순히 쉬어 가는 공간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상업시설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유명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과 특색 있는 외식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도록 입찰 방식을 개선해 지역 관광과 소비 활성화 효과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개편이 기대만큼의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도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관리하거나 중간 운영업체 없이 계약하는 휴게소가 있었지만, 입점 업체의 수수료 부담은 민간 운영 휴게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운영 주체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공공관리회사 설립이 사실상 과거 공공 중심 운영 체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 경쟁을 줄이는 대신 공공이 운영을 맡게 되면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이를 의식해 공공관리회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한국도로공사 퇴직자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계약이 종료되는 여주·군위·장유·대천 등 8개 휴게소를 대상으로 올해 안에 시범 적용을 시작한 뒤 내년에는 100여 개 휴게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의 휴게소 운영 참여를 제한하고, 현직과 퇴직자, 배우자 및 직계가족의 입찰 참여도 제한하는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이번 개편이 성공한다면 '비싸서 들어가기 망설여지는 휴게소'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쉬어가는 휴게소'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공공 중심 운영이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가능성도 남아 있어, 결국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와 서비스 개선이 실제로 이뤄질지가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