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당뇨병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달걀을 줄여야 하는지 고민해봤을 것이다.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건강식과 위험식품 사이를 오갔던 달걀은 최근에는 당뇨병과의 연관성까지 거론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는 다른 결론을 내놓았다. 달걀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달걀 자체보다 어떤 식생활 속에서 먹느냐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국내 성인 9만1천여 명을 평균 6.9년 동안 추적해 달걀 섭취와 제2형 당뇨병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달걀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부터 하루 3개 이상 먹는 사람까지 섭취량에 따라 여러 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달걀을 가장 많이 먹는 집단에서도 당뇨병 발생 위험은 거의 먹지 않는 집단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남성과 여성 모두 동일하게 확인됐고, 45세 미만과 이상 등 연령별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상반된 연구가 이어졌다. 일부 미국 연구에서는 달걀 섭취가 많을수록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발표됐지만,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뚜렷한 관련성을 찾지 못한 연구도 적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달걀'이 아니라 '식탁'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는 달걀을 베이컨이나 소시지, 버터 등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많은 식품과 함께 먹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한국인은 달걀을 나물이나 채소 반찬, 국과 밥으로 구성된 한식 식단 속에서 섭취하는 비율이 높다. 같은 달걀이라도 식사 전체의 구성과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특정 식품 하나를 '좋다' 또는 '나쁘다'고 단정하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실제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비만, 운동 부족, 수면, 흡연, 음주, 전체 식단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달걀 하나만으로 당뇨병 위험을 판단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는 설명이다.
달걀은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B군, 비타민 D, 콜린, 루테인 등을 풍부하게 함유한 대표적인 완전식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근육 유지와 포만감 형성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식단은 특정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채소와 통곡물, 생선, 과일 등을 균형 있게 구성하는 데 있다. 달걀 역시 튀기거나 가공육과 함께 먹기보다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채소와 곁들여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연구는 달걀을 둘러싼 오랜 논란에 한국인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식품 하나를 두려워하기보다 전체 식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당뇨병 예방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연구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