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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의 음식이야기 - 식탁 위의 오해와 진실

혈당·혈관·장 건강·체중 관리 ‘최고의 음식’

알긴산, 위에서 수분 흡수 젤 형태 변화
식후 혈당 급격히 오르는 것 완화 효과

AI생성이미지

 

용인신문 | 육수 국물을 낼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다시마다. 다 끓이고 나면 미련 없이 건져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것도 다시마다. 혹시 그 효능에 대해 한 번쯤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다시마를 '국물 맛을 내는 재료'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영양학자들은 다시마를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식품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은은한 감칠맛을 내는 조연에 불과했던 다시마가 최근에는 혈당과 혈관, 장 건강,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성 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다시마를 손으로 만져 보면 미끈미끈한 점액질이 묻어난다. 대부분은 그 끈적함을 불편하게 여기지만, 사실 그 점액 속에 다시마의 핵심 성분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용성 식이섬유인 알긴산이다.

 

알긴산은 위에서 물을 흡수해 젤 형태로 변하면서 음식물이 천천히 이동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가 완만해지고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포만감도 오래 유지돼 자연스럽게 과식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비만과 당뇨병 관리 식단에서 다시마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 건강에서도 다시마는 존재감이 크다. 사람은 다시마 속 식이섬유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지만 장내 유익균은 이를 훌륭한 먹이로 활용한다. 유익균은 다시마를 분해하면서 단쇄지방산을 만들어 내는데, 이 물질은 장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며 면역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식이섬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다시마는 그 중심에 있는 식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시마에는 칼륨이 풍부해 몸속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관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알긴산은 장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배출을 돕고, 우리 몸은 새로운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사용한다. 이러한 과정이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일부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물론 다시마 하나만으로 혈관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균형 잡힌 식단 속에서 건강을 돕는 식재료임은 분명하다.

 

다시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가 바로 요오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지만 부족해도 문제이고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도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적절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식품도 많이 먹는다고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니 국물을 낸 뒤에도 다시마를 버릴 필요는 없다. 한 번 데친 다시마는 초고추장이나 된장을 곁들여 다시마쌈으로 먹으면 특유의 식감과 함께 식이섬유와 미네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밥 한 숟갈을 올려 쌈처럼 싸 먹거나 채소와 함께 무쳐 반찬으로 활용해도 좋다. 생다시마 역시 쌈으로 즐기면 바다의 향과 영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건강식이 된다. 이제 다시마는 국물만 내고 버리는 식재료가 아니라, 끝까지 맛있게 먹어야 할 바다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