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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뜻밖의 이유

희소정자증, 무정자증이라면 반드시 검사해봐야

 

용인신문 | 인류의 역사는 결국 유전자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수많은 정보들은 작은 염색체 안에 기록되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만약 이 기록의 일부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남성 난임을 취재하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Y염색체 미세결손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처음 진단명을 접한 사람들은 적지 않게 놀란다. 염색체가 결손됐다는 표현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전혀 느낄 수 없는 아주 작은 유전자 결손이다.

 

다만 그 작은 결손은 한 남성의 정자 생산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때로는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작은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은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중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X염색체와 Y염색체다. 여성은 XX, 남성은 XY를 가진다. 특히 Y염색체는 남성의 생식 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정자 생산에 필요한 여러 유전자들이 이 작은 염색체 안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Y염색체가 생각보다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염색체는 짝을 이루어 서로 유전정보를 교환하며 오류를 수정할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Y염색체는 사실상 혼자 존재한다. 더욱이 내부에는 비슷한 유전자 배열이 반복적으로 복사되어 있다. 마치 같은 문장이 수십 번 반복된 책과도 같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복사 오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세포 분열 과정에서 반복된 문장들이 서로 잘못 맞물리면 책의 중간 몇 페이지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유전학자들은 이를 비상동 재조합이라고 부른다. Y염색체 미세결손의 상당수는 바로 이런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Y염색체 안에는 AZF(Azoospermia Factor)라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름 그대로 정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다. 이 영역은 다시 AZFa, AZFb, AZFc 세 부분으로 나뉜다.

 

여기서 AZFa가 결손되면 정자를 만드는 세포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ZFb 결손은 정자 생성 과정이 중간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가 흔하다.

 

AZFc 결손은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무정자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적은 수의 정자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미세수술적 정자채취술(micro-TESE)을 통해 정자를 찾고, 체외수정과 세포질내정자주입술(ICSI)로 임신에 성공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Y염색체 미세결손의 원인이 뭘까. 많은 남성들은 진단을 받은 뒤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 한다.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은 아닐까.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Y염색체 미세결손은 대개 개인의 생활습관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 복제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구조적 변화로 알려져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이다.

 

실제로 비폐쇄성 무정자증 환자의 약 5~15%, 중증 희소정자증 환자의 약 3~7%에서 Y염색체 미세결손이 발견된다. 남성 난임의 가장 중요한 유전적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결혼을 해서 임신이 안 되는 난임부부가 되어서 남녀 모두 검사를 진행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Y염색체 미세결손을 가진 남성이라도 체외수정술(IVF)를 통해 아들을 출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은 대물림(유전)이 된다는 것. Y염색체는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결손 역시 함께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Y염색체 미세결손을 가진 남성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동일한 결손을 물려받았다는 보고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유전학에서는 Y염색체 미세결손 검사를 단순한 난임 검사가 아니라 유전 상담의 시작점으로 바라본다. 현재의 임신 가능성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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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대한비뇨의학회, 유럽비뇨의학회(EAU), 미국생식의학회(ASRM)의 남성난임 진료지침과 관련 유전학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