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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유권자가 ‘깨어있는 일꾼’을 갖는다

 

용인신문 | 6.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전국적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필자 역시 취재차 방문한 처인구 역북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른 아침부터 일반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관외 사전투표를 하려는 국군 장병들의 긴 줄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주권을 행사하고 투표소를 나서며,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당위성 이면에 가려진 현행 선거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가장 단적인 예가 선거일 직전 일주일간 적용되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규정이다. 여론의 왜곡을 방지하겠다는 본래의 법적 취지와 달리, 이 규정은 이른바 ‘깜깜이 선거’를 유발하여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제약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치권이 이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보호가 자리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선거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다수의 선진국에서 이러한 규제를 두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정작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유권자를 정치적 소외자로 전락시키는 제도는 조속히 재고되어야 한다.

 

유권자에게 요구되는 정보의 비대칭성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선거에서 용인시 유권자는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 용인시장뿐만 아니라 지역을 대변할 광역 및 기초의원, 비례대표까지 다수의 공직자를 동시에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가 가정으로 배달된 제한적인 선거 공보물만으로 수많은 후보의 역량과 도덕성을 면밀히 검증하기란 현실적으로 무리에 가깝다. 인물과 정책에 대한 객관적 파악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재의 선거 홍보 방식은 대대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아울러 여야 거대 정당을 제외한 군소 정당 및 무소속 후보자들이 겪는 선거운동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역시 선거제도의 틀 안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또한 불충분한 검증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후보자의 자질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후보들이 범죄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 과실이나 시대적 상황에 기인한 사안은 참작의 여지가 있으나,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강력 범죄나 파렴치 범죄 경력자가 공직 후보로 나서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는 정당 공천 시스템의 여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방증하는 동시에, 지방자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주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최종적인 역할은 주권자인 유권자에게 있다. 용인시장 선거를 비롯해 도처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며 막판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부적격자를 솎아내고, 지역의 미래를 맡길 적임자를 판별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잣대가 요구된다. 마지막까지 정정당당하게 정책 경쟁을 펼친 후보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이번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한 단계 진일보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