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배아 하나를 앞에 두고, 진료실 공기가 잠깐 멈춘다. 좋다고 말하기에는 찝찝하고, 버리자고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래서 모자이시즘 배아는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고민의 대상이 된다.
정상도 아니고 비정상도 아닌 이 어정쩡한 상태, 문제는 이 중간지점이 가장 오래 사람을 붙잡는다는 데 있다.
문제는 생각보다 더 불편하다.
이 배아는 위험하냐 안전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게 문제다.
같은 모자이시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배아들이 한데 묶여 있다. 어떤 것은 거의 정상에 가깝고, 어떤 것은 실패로 기울어져 있다. 그런데 그 차이를 진료실에서 단 한 줄의 결과로 받아든다.
연구는 이 혼란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더 키운다. 어떤 데이터는 모자이시즘 배아도 정상배아와 거의 비슷한 출산율을 보인다고 말한다.
반대로 또 다른 연구는 착상률은 떨어지고 유산율은 올라간다고 말한다. 같은 배아를 두고 “괜찮다”와 “위험하다”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건 의견 차이가 아니라, 아직 이 영역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다는 신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결과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배아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 세포만 떼어내 분석한다. 백 개가 넘는 세포 중 몇 개만 보고 전체를 판단한다. 말하자면, 숲 전체를 보지 않고 나뭇잎 몇 장으로 숲의 상태를 단정하는 셈이다.
그러니 정상에 가까운 배아가 모자이시즘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제를 놓칠 수도 있다. 이건 정밀한 검사라기보다, 정밀해 보이는 추정에 가깝다.
우리는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선택을 강요받는다. 넣을 것인가, 버릴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시도할 것인가. 이 선택은 데이터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더 잔인하다. 틀리면 결과가 남고, 맞아도 확신은 남지 않는다.
현실의 흐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정상배아가 있으면 고민은 끝난다. 없을 때 비로소 이 애매한 선택지가 등장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시간이 부족할수록, 반복 실패가 쌓일수록 선택은 점점 현실 쪽으로 기운다. “더 좋은 배아를 기다릴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 가진 것 중에서 선택할 것인가”로 질문이 바뀐다. 이 순간부터 의학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질문은 늘 같은 자리에서 멈춘다.
“이걸 넣어도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기준만 존재한다. 불확실성을 어디까지 감당할 것인가, 실패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 이건 수치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모자이시즘 배아는 위험한 배아라기보다 불편한 배아에 가깝다. 확실히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심하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래서 더 어렵다. 위험은 계산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각자가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선택은 의학적 판단으로 시작하지만, 인간의 결단으로 끝난다. 그리고 그 결단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진료실에서는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배아 하나를 앞에 두고,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서는 순간. 그 짧은 침묵이, 사실은 이 분야가 아직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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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본 기사는 국제 생식의학 학술지(NEJM, Human Reproduction, Fertility and Sterility 등)에 발표된 모자이시즘 배아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해설입니다.
※ 본 콘텐츠는 난임전문기자가 국내외 생식의학 관련 연구, 정책 자료, 통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전달하는 해설입니다. 의학적 판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