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오랫동안 ‘자궁근종’은 하나의 변수였다.
크기와 위치에 따라 제거 여부를 고민했고, 때로는 수술이 임신 전략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익숙한 전제를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문제의 중심은 ‘근종’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2025년 발표된 IVF 코호트 연구(약 971명 규모)는 기존 임상 상식을 뒤집는 결과를 제시했다.
자궁근종이 있는 환자군은 임신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자궁선근종’ 환자군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임신 중기 유산율이 약 35.7%로, 정상군의 6.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근종은 ‘혹’이다.
공간을 차지하고, 때로는 착상을 방해할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제거가 가능한 대상이다.
그러나 선근종은 다르다.
자궁근층 안으로 내막 조직이 스며들어 들어간 상태, 즉 자궁 자체의 ‘질’이 변해버린 병이다.
쉽게 말해, 씨앗이 문제가 아니라 ‘토양’이 망가진 상태다.
임상 현장에서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근종은 보이는 병이다. 초음파로 확인되고, 크기를 재고, 제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선근종은 그렇지 않다. 퍼져 있고, 경계가 모호하며, 자궁 전체의 수축과 혈류, 염증 환경까지 바꿔버린다.
결국 배아가 착상하더라도, 그 이후를 버티지 못하는 구조를 만든다.
기존의 IVF 전략은 비교적 단순했다.
좋은 배아를 만들고, 적절한 타이밍에 이식한다.
자궁은 그 다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 이 순서는 바뀌고 있다.
배아의 질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자궁의 상태’가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선근종은 단순히 착상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핵심은 ‘임신이 된 이후’의 문제다.
즉, 임신은 되지만 유지되지 않는다.
이는 환자에게 더 큰 심리적, 신체적 부담을 남긴다.
성공에 가까워졌다고 믿는 순간, 다시 무너지는 경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이제 질문은 “근종을 제거할 것인가”가 아니다.
“이 자궁이 임신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인가”로 이동한다.
호르몬 치료, 자궁내막 환경 개선, 염증 조절, 혈류 개선 등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치료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난임 진료는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다.
단순히 배아를 잘 만드는 기술에서, 착상 이후까지 설계하는 의학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하나의 사실이 있다. 임신은 수정으로 시작되지만, 유지로 완성된다.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 우리는 ‘보이는 병’보다 ‘보이지 않는 환경’을 봐야 한다. 근종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과대평가되었고, 선근종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소평가되어 왔다.
※ 본 콘텐츠는 난임전문기자가 국내외 생식의학 관련 연구, 정책 자료, 통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전달하는 해설입니다. 의학적 판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