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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으로 오는 봄ㅣ박춘희

공단으로 오는 봄

                                    박춘희

 

 

반월공단(半月工團) 반이 빈 공단(空團)으로 남았다
비어서 더 투명한 낮달처럼 정적만이 초지동, 원곡동을 지나
39번 국도로 빠져나간다.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 몇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지나간다.

그들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구름으로 흩어진다.

 

염색 단지를 지나 시화호에 이르면 상한 물고기 떼

단단히 닫힌 수문을 물어뜯는다.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 교각을 따라 해가 지고
바람이 먼바다를 데리고 오는 곳

 

아무도 바다만큼 올 수 없다.

 

저 혼자 짠물에 눈동자를 씻어 말리는 바다

갯발에 실려, 봄소식을 듣는 염생식물들

 

아무도 울지 않는다.

 

칠명초, 나문재, 퉁퉁마디 …… 터진 손등 발갛다. 

 

 

                                                          『가물치 우는 밤』(파란) 중에서 

약력: 경상북도 봉화 출생.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박사학위) 졸업.
2001년 [시와 시학] 시인 등단.
시집: <천 마리의 양들이 구름으로 몰려온다면> <[가물치 우는 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