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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이슈 디섹션(Issue Dissection)

오만한 권력의 종착지, 그 준엄한 인과응보

송우영(한학자)

 

용인신문 | 인과응보의 섭리는 실로 준엄하다. 인사가 미치지 못하면 세속의 법이 다스리고, 세속의 법망마저 피한다면 끝내 천도(天道)가 그 책임을 묻는 법이다. 특히 권력이 오만함의 덫에 걸릴 때, 그 끝은 예외 없이 차가운 철창으로 귀결됨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목도해 왔다. 임기를 마친 후든, 혹은 임기 중 탄핵의 불명예를 안고서든, 권좌에서 내려와 수금(囚禁)의 몸이 된 전직 대통령들의 뒷모습은 우리 현대사의 지울 수 없는 얼룩이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국민은 형언할 수 없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형식을 빌려 선포한 비상계엄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불협화음이었다. 상기된 안색으로 계엄령 선포문을 낭독하던 그의 모습에서 국민이 느낀 온도차는 참담했다. 평생을 공직에 몸담으며, 특히 검찰 총장으로서 전직 대통령들을 단죄하는 데 앞장섰던 그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집권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감행한 무리한 계엄 선언은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자충수가 되었다. 현재 그는 감옥에 있다. 국가의 녹을 먹는 처지는 변함없을지 모르나, 권력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그 육체적·정신적 체감 온도는 분명 천양지차일 것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대통령의 수감 사례는 여럿 있으나,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사례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유일하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수감에 대해 세간의 시선은 냉담하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통탄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겠으나, 또 다른 누군가는 정의의 실현이라며 냉소를 보낼지도 모를 일이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초나라에는 육통(접여)이라는 현자가 있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외모를 가꾸는 데 유독 공을 들여 남편조차 본연의 얼굴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 날 초나라 왕이 수레에 금을 가득 싣고 찾아와 육통에게 하남 지역의 분봉 왕이 되어 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천하를 호령할 어마어마한 권력이 발치에 놓인 셈이었다. 그러나 육통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시장 통에서 이 소식을 접한 아내의 반응은 단호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젊어서는 명리를 멀리하더니 어찌 나이가 들어 욕심을 부리려 하느냐"며 다그쳤다. 거절했다는 남편의 말에도 안심하지 못한 그녀는 왕이 더 큰 유혹을 들고 다시 찾아오기 전에 피신할 것을 종용했다. 결국 부부는 솥과 수저 등 최소한의 가재도구만 챙겨 이름을 바꾸고 자취를 감췄다. 도망치던 중 공자의 수레를 지나치며 육통은 이렇게 외쳤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지금 정치에 종사하는 자들이 위태롭구나." 『논어』 미자편은 공자가 그의 가르침을 받고자 수레에서 내렸으나 육통이 서둘러 몸을 피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초나라의 광인으로 불렸던 접여의 아내는 비록 외형적 변화를 꾀했을지언정, 권력의 덧없음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었다. 그녀는 권력과 거리를 둠으로써 생을 마치는 날까지 감옥 근처에도 가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 이는 자신의 분수를 망각하고 오만하게 처신하다가 한순간에 몰락한 작금의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국민의 선택으로 최고 권좌에 올랐다면, 마땅히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국정에 임했어야 했다. 설령 인간적인 결함이나 소소한 허물이 있더라도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다면 국민의 인내심은 이토록 빨리 바닥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세상의 주인이라도 된 양 오만불손하게 군다면, 주권자인 국민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데 권력만큼 치명적인 독은 없다. 저들이 꿈에서라도 수감 생활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결국 이 비극의 본질은 시스템의 결함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 틀렸기 때문이며, 본질이 아닌 것을 본질인 양 포장해온 허위의 결과다. 분수에 넘치는 과욕과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무지가 빚어낸 필연적인 파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