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 유진선 의장이 지난 4월 15일, 마지막 임시회를 마침과 동시에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선 의원이자 용인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서의 임기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권력의 연장이 당연시되는 지방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퇴진을 선택한 것은 그 배경과 상관없이 지역 정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유 의장이 NGO 활동가 출신으로서 제도권에 진입해 쌓아온 ‘현장형 정치인’의 자산을 스스로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 의장의 지난 의정 활동은 ‘최초’라는 상징성과 ‘현실’이라는 장벽 사이에서 부단한 갈등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자치 30년 역사 동안 남성 위주로 공고하게 다져진 용인시의회에서 첫 여성 수장으로서 조직을 이끄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정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도 했고, 주변의 견제와 시기가 맞물리며 9대 의회에 대해 혹독한 비판이 제기된 게 사실이다. 이는 유 의장 개인이 짊어져야 했던 구조적 무게이자, 향후 역사적 평가를 통해 규명되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유 의장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다. 필자와 만난 유 의장은 자신의 퇴임 이후 거취보다 용인의 ‘문화 인프라 부재’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110만 대도시로 성장한 용인특례시가 그동안 수많은 시장을 거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시립미술관이나 박물관, 문학관 하나 갖추지 못한 현실은 분명 뼈아픈 실책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유 의장은 의정 활동을 통해 느꼈던 이러한 인문학적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관련 자료 조사와 정책 수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제10대 의회 개원을 앞두고 의사국 공무원들과 후배 의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문화예술 정책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매우 이례적으로 느껴졌다. 이는 정치인의 개인적 성과를 넘어 의정 활동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진일보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유 의장의 이러한 노력이 지방자치의 질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본다. 정치인은 떠나도 정책은 남아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정책 제안들과 교육 매뉴얼들이 10대 의회에서 어떻게 계승되고 실현될지는 이제 남은 자들의 몫이다. 시립미술관과 문학관 건립은 단순한 건축 행위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기에 이를 위한 정책적 밑그림은 빠를수록 좋다.
유진선 의장의 9대 의회 운영 전반에 대한 성패와 평가는 시간이 흐른 뒤 역사가 객관적으로 기록할 것이다. 당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그 결과는 훗날의 몫이다. 이제 유 의장은 임기 끝자락에서 ‘정치인’이 아닌 ‘정책 제안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가 뿌린 작은 씨앗들이 오는 7월 개원할 제10대 의회에서 꽃을 피워, 용인시의 문화적 자존심을 세우는 시립미술관이나 문학관 건립의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