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으로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가 공공부문 차량 운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라는 고강도 카드을 꺼내 들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출입에 ‘승용차 5부제’를 적용하고, 공무원과 공공기관 차량들의 운행 홀짝제가 지난 8일부터 전격 시행된 것..
이는 정부가 지난 2일 원유 자원안보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데 따른 조처다.
공영주차장 5부제는 전기차·수소차, 의료·소방 등 특수 목적 차량 등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승용차에 적용된다. 경차와 하이브리드차도 대상이다.
단순한 권고를 넘어선 이번 조치는 금융권과 대기업의 자율 동참으로 이어지며 민간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8년 만에 부활한 ‘홀짝제’는 이제 시민들의 출퇴근 풍경과 일상을 바꿔놓는 실질적인 제약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8일부터 전국 1만 1000여 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승용차 2부제(홀짝제)’를 전격 시행했다. 지난달 말 시행했던 5부제를 단 2주 만에 2부제로 격상한 것은 그만큼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엄중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격일로 운행이 금지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에너지 절약 동참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거 제외 대상이었던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시켰다.
이를 3회 위반할 경우 징계하는 ‘삼진아웃제’까지 적용하는 등 이행 강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전국 3만여 개 공영주차장에는 ‘5부제’가 적용된다.
용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는 8일부터 자원 안보 위기 경보 해제 시까지 공영주차장 입차를 제한한다.
월요일에는 끝번호 1·6번, 화요일은 2·7번 차량의 진입이 차단되는 방식이다. 다만 민생 불편을 고려해 전통시장이나 주거밀집지역 인근 일부 주차장은 제외되었으며, 장애인·임산부 차량 및 전기·수소차는 정상 입차가 가능하다.
■ 금융권·대기업 자율 동참
정부의 강도 높은 수요 관리에 민간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금융권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3일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자율 시행하기로 했으며,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 역시 이에 동참하며 에너지 비상운용체계에 돌입했다.
이들 기업은 시차 출퇴근제와 비대면 회의를 확대해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도 선제적으로 5부제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동 제한뿐 아니라 야간 미디어 파사드 점등 중단, 실내 온도 조절 등 사업장 내 에너지 낭비 요인을 줄이는 '현장 밀착형' 대응도 병행되고 있다.
■ 정치권 “행정편의주의”… 엇갈리는 시선
에너지 위기가 생활 현장으로 번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2400만 대에 달하는 민간 차량의 참여 없이는 실질적인 석유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이동권 제약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정치권에서는 자동차세와 보험료는 그대로 걷으면서 사용권만 제한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가가 사용권을 제한하면서 세금과 보험료는 그대로 걷겠다는 것은 권리를 빼앗고 의무만 남기는 행정편의주의”라며 “부제를 시행하려면 운행 금지 일수에 비례한 자동차세 환급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강압적인 차량 통제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일영 기후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상황이 엄중해 충분한 준비 시간을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며 “각 공공기관에서는 철저한 준비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용인시청 주차장 입구에 걸린 공공기관 2부제 및 공영주차장 5부제 안내 현수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