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4 (목)

  • 맑음동두천 27.2℃
  • 흐림강릉 17.1℃
  • 맑음서울 27.1℃
  • 맑음대전 26.4℃
  • 맑음대구 20.5℃
  • 맑음울산 18.0℃
  • 맑음광주 24.6℃
  • 맑음부산 20.1℃
  • 맑음고창 20.6℃
  • 맑음제주 20.8℃
  • 맑음강화 24.2℃
  • 맑음보은 25.1℃
  • 맑음금산 26.3℃
  • 맑음강진군 21.6℃
  • 맑음경주시 17.8℃
  • 맑음거제 19.6℃
기상청 제공

좋은 목수는 쓸모 있는 재목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고석 국민의힘 용인시병 당협위원장

 

용인신문 | 6.3 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곳곳에서 혼탁한 공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 간 과열 경쟁과 비신사적 행위, 일부 심판의 부적절한 처신은 물론, 공천 권한이 없는 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마저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천 업무를 맡아 절차를 주도하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와 당협위원장(위원장)의 행보, 무엇보다 후보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모호한 '부적격 기준' 또한 거듭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부적격 기준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공천하고자 각 정당에서 경선이나 추천 기회를 부여하지 않기로 정한 것으로서 후보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격 기준이다.

 

이에 해당하는 후보는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하므로 이 기준은 명확하고 합리적이며, 형평성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구체적 타당성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적지 않은 혼선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음주운전과 관련된 공천 부적격 사유의 사례를 살펴보자. 예컨대 공관위가 의결한 바에 의하면 “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 1회” 해당자는 부적격 사유로 컷오프된다.

 

그러나 이 기준은 가혹하고 구체적 타당성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있다.

 

첫째,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음주운전 전과를 부적격 기준으로 정한 당규 기준을 믿고서 정치에 도전한 음주운전 벌금형 전과를 가진 정치 신인들의 신뢰에 반한다는 비판이 있다.

 

둘째, 대법원 양형기준에 의하면 음주운전 재판절차에서는 전과, 사고 발생과 피해 정도, 피해자와 합의 여부, 만취 여부, 측정 거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벌금형, 집행유예, 실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결이 도출된다. 혈중알콜농도가 0.03% 정도로 낮고 사고가 없는 초범에 대해서는 종종 선고유예가 선고되는 사례도 발견된다. 그런데 재판절차보다 더 유연해야 할 공천절차에서 위와 같은 요소들을 전혀 따지지 않는 기준으로 분별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셋째, 이 기준에 의하면 윤창호법 시행일인 2018. 12. 19. 이전 음주운전 전과는 만취상태, 측정거부, 사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2회까지 구제가 되는 반면, 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 전과는 사안이 경미하고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해도 단 1회만으로 부적격 대상이 되게 되므로 이러한 차별적 취급에 어떠한 합리적 이유와 근거가 존재하는지 비판적 견해가 있다.

 

위와 같은 불합리가 개선 없이 진행된다면 우수한 지역 인재를 잃을 수 있다. 이는 정당에도 큰 손해다. 좋은 목수는 결코 좋은 재목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부적격 사유는 살인, 강도와 같이 절대 예외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는 경우와 공관위 심사 결과 다른 요소들과 종합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구제가 허용되는 경우로 나누어 적용함이 필요하다.

 

둘째,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공천이 곧 당선이므로 당에 대한 기여도, 지역 대표성과 발전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충족하는 우수한 후보자를 발탁하도록 제도를 운영함이 필요하다. 절대적인 부적격 사유가 아닌 한 위와 같은 부적격사유와 함께 위 제반 요소들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합하여 상대적으로 당에 필요한 우수한 후보를 추천함이 바람직하다.

 

셋째, 당헌 당규가 정한 위원장의 협의권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사정과 지역 인재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는 위원장과 사심없는 공관위가 적극 소통한다면 공천 절차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고 더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는 일거양득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일부 부적격 사유의 불합리성을 보완하지 않고 경직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절차와 결과에 실망한 우수한 인재들이 그들이 모집한 당원들과 함께 썰물처럼 당을 떠나는 장면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