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술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정확히는 솔직해진 것이 아니라, 억제가 풀린 상태일 뿐이다. 감정은 커지고 말은 쉬워진다. 사랑한다는 고백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 술자리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문제는 이 감정의 증폭이 몸의 기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알코올은 뇌의 억제 회로를 먼저 무너뜨린다. 그래서 욕망은 커진다. 하지만 동시에 신경 전달은 느려지고, 혈관 반응은 둔해진다. 발기는 단순한 의지가 아니라 신경과 혈관이 정교하게 맞물린 결과다. 뇌에서 시작된 신호가 척수를 지나 말초로 전달되고, 혈관이 확장되며 혈류가 채워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술은 이 모든 과정에 동시에 개입한다. 욕망은 올려놓고, 기능은 끊어버린다.
그래서 벌어진다. 분위기는 완벽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몸이 멈추는 장면. 이건 심리 문제가 아니라 생리학이다. 뇌는 전진을 명령하지만, 몸은 반응하지 않는다. 이 어긋남이 술이 만드는 본질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문한다. 젊을 때는 술을 그렇게 마셔도 문제 없지 않았느냐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술이 괜찮았던 것이 아니라, 몸이 버텨낸 것이다. 젊은 시기의 생식 시스템은 과잉에 가깝다. 정자는 많고 빠르며, 혈관은 유연하고, 호르몬은 충분하다. 일부 기능이 떨어져도 전체 결과는 유지된다. 고성능 엔진이 작은 결함을 덮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 경험은 착각을 만든다. 술을 마셔도 괜찮다는 학습이다. 문제는 이 착각이 나이가 들수록 그대로 유지된다는 데 있다.
마흔을 넘어서면 조건은 달라진다. 정자 수는 줄고, DNA 손상은 증가하며, 혈관은 탄력을 잃는다. 호르몬도 서서히 내려간다. 이 시점에서 술은 더 이상 작은 잡음이 아니다. 결과를 바꾸는 변수로 올라온다. 과거에는 술을 이겨내던 몸이, 이제는 술에 의해 무너진다.
여기에 또 하나의 오해가 있다. 술을 마시면 더 오래 지속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이는 지속이 아니라 지연이다. 사정은 의지가 아니라 신경계의 반사인데, 알코올은 이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그래서 끝을 못 내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지구력이 아니라, 기능의 실패에 가깝다.
결국 술은 시작을 쉽게 만들지만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감정은 과열되지만, 생식 기능은 냉각된다. 말은 가까워지지만, 결과는 멀어진다.
임신은 감정이 아니라 확률의 문제다. 그리고 그 확률은 기능에 의해 결정된다. 술은 이 기능을 직접적으로 깎아내린다. 그래서 결론은 분명하다. 술은 분위기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결과를 만들지는 못한다. 오히려, 결과를 망치는 변수에 더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