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의 공천 검증이 본격화됐다. 각 정당은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천명했으나, 정작 현장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비현실적인 당규도 문제지만, 곳곳에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름의 불투명한 장벽이 공천 검증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지역 정가에서는 인물에 대한 실제 평가와는 별개로, 정당의 공천 기준에 따른 과거의 오점을 빌미로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자칫 공천 경쟁 상대자의 투서와 음해에 기반한 ‘정치적 제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야 공천 기준의 핵심 잣대 중 하나는 2018년 12월 시행된 이른바 ‘윤창호법’이다. 양당 모두 법 시행 이후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단 1회만으로도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법 시행 이전 기록에 대한 처리 방식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통상 ‘15년 이내 3회(혹은 10년 이내 2회)’ 이상의 전력을 부적격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음주운전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법리적으로 볼 때,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죄의 경중이나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당 공관위가 ‘국민 눈높이’를 명분으로 규정에도 없는 ‘무관용 원칙’을 소급 적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미 사법적 판단을 받은 동일 행위를 특정 시점을 전후해 유무죄처럼 갈라치기 하는 것은 법적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용인시 선거구의 국민의힘 모 당협위원장은 “정치는 ‘법의 잣대’로 사람을 단죄하는 재판석이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책임질 역량을 검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도덕적 결벽주의가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칼날로 쓰일 때 정치는 위선으로 흐르게 된다. 오랫동안 지역구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노력이 과도한 공천 기준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탈감은 형평성 문제로 직결된다. 유력 정치인이나 현역 의원의 경우 비슷한 전과가 있어도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름 아래 구제받는 반면, 지역의 정치 신인이나 기반이 약한 후보들은 ‘엄격한 기준’의 직격탄을 맞곤 한다. 이는 명백한 평등권 침해이자 정당 민주주의의 후퇴다.
더욱 심각한 점은 범죄 유형에 따른 검증의 불균형이다. 음주운전에는 가혹할 만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정작 시민의 삶을 파괴하는 사기, 공갈, 횡령 등 ‘민생 범죄’ 전력자가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는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벌금형 뒤에 숨은 민생 전과자들이 공천을 넘어 당선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결국 해답은 유권자에게 있다. 정당은 명백한 중대 범죄가 아닌 한, 당규에 따른 공정한 경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대신 선관위와 정당은 후보자의 과거와 현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과오가 공직 수행에 걸림돌이 될지는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직접 결정하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령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