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앞두고 뭘 먹어야 하나요?” 인터넷에는 파인애플부터 석류, 두유, 추어탕, 전복까지 ‘난임에 좋다’는 음식이 넘쳐난다. 하지만 특정 음식을 며칠 먹는 것이 아니라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기 두 달 전부터 식생활 자체를 바꾸면 난자 수정과 배아 발달에도 변화가 생길까. 최근 국제학술지 ‘생식생의학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RBMO)’ 2026년 9월호에 실린 무작위대조시험(RCT)이 이 질문에 흥미로운 답을 내놨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난임 여성 1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60일간 식단을 달리했더니 수정률과 배아 형성률, 좋은 등급의 배아 비율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시험관 시작 두 달 전, 90명씩 나눠 식단 바꿨다 연구진은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이란 이스파한의 난임센터에서 IVF를 받는 18~42세 여성 180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90명씩 두 그룹에 배정됐다. 한쪽에는 이른바 ‘임신 친화 식단(pro-fertility diet)’을 따르도록 하고 매일 오메가3 1000mg, 비타민D 1000IU, 엽산 1mg, 비타민B12 500㎍을 함께 섭취하도록 했다. 이 생활을 IVF 전 60일 동안 유지했다. 반면 대조군에는 일반적인 건강식 지침인 ‘Healthy Eating Plate’에 기반한 식사 교육을 하고 하루 엽산 500㎍을 제공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건강식을 한 여성과 보다 적극적인 ‘난임 맞춤형 식단+영양 보충’을 한 여성을 비교한 것이다. 그렇다면 연구진이 말한 ‘임신 친화 식단’은 무엇이었을까. 핵심은 특별한 한두 가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아니었다. 엽산·비타민B12·비타민D 등이 풍부한 식품과 통곡물, 과일과 채소,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 등을 강조하고 가공식품과 단순당,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 섭취를 줄이는 방식이었다. 연구에서는 유제품과 잔류농약 노출이 적은 과일·채소 등도 식단 구성 요소로 설명했다. 수정률 66%에서 81%로…배아 형성률도 차이 60일 뒤 결과를 비교하자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수정률은 난임 식단+영양제 그룹에서 평균 81%, 대조군에서는 66%였다. 약 15%포인트 차이다. 배아가 만들어지는 비율도 각각 **79%와 62%**로 차이가 났다. 한 여성에게서 만들어진 배아 수 역시 중재군은 평균 3.78개, 대조군은 2.22개였다. 세 지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배아의 ‘질’이었다. 연구진이 배아를 A~D 등급으로 평가했을 때 A등급 배아의 비율은 난임 식단 그룹에서 45.2%, 대조군에서는 21.7%였다. 단순 계산하면 최상위 등급 배아의 비중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 셈이다. 난임 환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눈길이 가는 결과다. 시험관 시술의 성패는 난자를 몇 개 채취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채취된 난자가 정상적으로 수정되고, 수정란이 계속 분열해 이식 가능한 배아까지 발달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메가3 먹으면 좋은 배아 생긴다’는 뜻일까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오메가3를 먹으면 배아가 좋아진다’거나 ‘이 식단을 두 달 하면 시험관 성공률이 올라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여러 가지 개입을 한꺼번에 시행했기 때문이다. 연구 참가자들은 식단만 바꾼 것이 아니라 오메가3와 비타민D, 엽산, 비타민B12도 함께 섭취했다. 따라서 좋아진 결과가 식단 때문인지, 오메가3 때문인지, 비타민 때문인지, 또는 이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인지는 이번 연구만으로 분리해 판단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의 주요 평가 대상은 수정률과 배아 형성, 배아 등급이었다. 환자들이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임상임신율이나 유산율, 생아출산율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실제로 2026년 RBMO에 발표된 ART와 식이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도 건강한 식생활 패턴이 생식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식단이 보조생식술의 생아출산율을 높인다고 확정할 정도의 일관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착상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두 달 동안 무엇을 먹었느냐 그럼에도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앞두고 ‘이식 당일 무엇을 먹을까’, ‘착상에 좋은 음식 하나가 무엇일까’를 찾는 것보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일정 기간 어떤 식생활을 유지했는가가 더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파인애플 한 조각이나 특정 보양식 하나가 임신 성공을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 등을 충분히 먹고 지나치게 가공된 음식과 단순당을 줄이는 식생활을 일정 기간 지속하면서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방식이 난자 수정과 초기 배아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히 “건강하게 먹은 여성이 임신을 잘했다”는 관찰연구가 아니라 참가자 180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에 배정한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한 지역·한 난임센터에서 시행된 연구인 만큼 다른 국가와 다양한 연령·난임 원인의 환자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연구의 답은 ‘시험관 성공을 위해 이것 하나를 먹으라’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마법의 음식 하나를 찾기보다 IVF를 준비하는 수개월 동안의 전체 식생활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오메가3나 비타민D 등 영양제를 임의로 고용량 복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복용 중인 약이나 질환,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용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보충제 사용은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 ※ 이 기사는 2026년 2월 27일 온라인 선공개되고 국제학술지 ‘생식생의학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RBMO)’ 2026년 9월호(Volume 53, Issue 3)에 수록된 이스파한 의과대학교(Isfahan University of Medical Sciences) 연구진 등의 연구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난임 여성에서 임신 친화 식단과 오메가3 보충이 배아의 질에 미치는 영향: 무작위대조시험(Effect of a pro-fertility diet combined with omega-3 supplementation on embryo quality in infertile women undergoing IV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연구에는 IVF를 받는 18~42세 난임 여성 180명이 참여했으며, DOI는 10.1016/j.rbmo.2026.105661, PMID는 42330757입니다. ※ 이 기사의 내용은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영양제 복용이나 실제 난임 치료에 관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합니다. ※ 본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Open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로,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 Copyright © 2026 난임정보톡톡 난임뉴스 | THE FERTILITY NOTES. All rights reserved. 기사·사진·이미지 등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복제·재배포·스크래핑·AI 학습 및 데이터 활용을 엄격히 금지하며, 위반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