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읍 이장협의회장 오광환
사람에게는 신이 준 힘이 있는데 그 힘은 입으로 계속 시인하면서 부르면 그대로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도 작명을 잘해야만 하고, 지명도 잘 지어야 부귀와 평안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지명을 지을 때는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입을 통해 불려지는 지명도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지역적으로 그 예를 들어보겠다. 기흥읍에 서천리라는 마을이 있다. 옛날엔 서천리가 ‘썩으내’ 였는데, 썩으내 유래는 쌀이 썩어 나갔다고 해서 썩으내였다. 그것이 변천되어 서그내로 불려졌고, 서그내가 다시 서천리로 불려졌다.
한문으로 서자는 글 ‘書’자이고, 천자는 내 ‘川’자인데 서천리에는 서당하나 없고 냇가도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서당이 있는 것처럼 냇가가 있는 것처럼 부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78년 서천리 산 1번지에 경희대학교가 들어왔다. 그 동안 마을 이름과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경희대가 들어오면서 서천리의 지명이 맞아 떨어졌다.
다시 말해 ‘서천리’는 글자 그대로 많은 석학들을 냇물과 같이 배출하는 곳이 됐다. 그뿐이겠는가 용인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부아산도 마찬가지이다. 부아산의 부자는 짐질‘負’자이고, 아자는 어린아이 ‘兒’자이다. 짐질 부자의 뜻은 지다, 빚지다, 패하다, 업다, 라는 뜻인데, 업다는 어깨에 ‘메어치다’이고, 지다는 ‘등에 지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부르다보니 유도대학이 부아산 중턱에 자리 잡고 어린 학생들이 어깨로 업어 메치고 던지고 하니 이 또한 지명하고 맞지 않는가? 이렇듯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대단한 것이다.
그동안 구명칭 때문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의 ‘구흥구’ 명칭은 구성과 기흥을 포괄한 고육지책으로 합성어인 구흥구로 명명하려 했다. 그러나 구흥구는 발음 뿐만아니라 의미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에 지명위원회에서 ‘기흥구’로 정정한 것은 대단히 잘된 것이다.
기흥이라는 지명은 이렇다. 기흥의 기자는 그릇 ‘器’자이고, 흥자는 일어날 ‘興’자인데, 그릇이 집안에 발하여 쌓이면 부를 상징한다. 세계적 1위인 삼성 반도체가 기흥에 있지 않는가? 또한 반도체 칩은 정보를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도자기를 만들 때 쓰이는 유약성분인 규소가 있다. 그 규소가 반도체 칩에 사용된다고 한다. 기흥이라는 지명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필자의 바람이 있다면 더 나아가 삼성반도체가 세계를 담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자동으로 부국강병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 GNP를 15%~20%을 움직이는 삼성이 자리를 잡고 있는 기흥 공장은 우리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더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삼성의 기흥 공장은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대한민국도 경쟁력이 생길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도 유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구성주민들께서는 졌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대승적 관점에서 보시기 바란다. 신갈에는 수원 I.C가 있는데 신갈 I.C라고 하지 않고 수원I.C라 한 것은 국민들이 알고 있기로는 신갈보다는 수원의 지명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천리에 있는 경희대학교도 서천 캠퍼스라고 하지 않고 수원 캠퍼스라고 한다. 그것은 학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침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듯이 큰 틀 안에서 보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용인시는 앞으로 이러한 일로 행정력을 소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일로 인해 구성읍 주민들이 상처를 받았다면 용인시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구성읍 주민들을 위로하고, 대안을 세울 때 주민들로부터 배척당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구성읍 주민들께서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시고, 새로 탄생된 기흥구에서 살다 보면 여러분들의 가정과 하시는 사업 모두 축복을 받아 평안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