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가장 외국인 많은 동네는?”…숫자로 보니 뜻밖의 ‘국제도시’

  • 등록 2026.09.14 16:18:14
크게보기

등록외국인 2만864명 중 59%가 처인구 거주…중앙동 1953명 ‘최다’
모현읍 1823명·이동읍 1703명 뒤이어…백암면은 주민 9명 중 1명이 외국인

 

 

용인신문 | 용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는 어디일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기흥구일 것 같지만 숫자를 펼쳐보면 예상과 다르다. 용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처인구 중앙동이다. 외국인 인구만 1953명이다. 뒤를 이어 모현읍 1823명, 이동읍 1703명, 기흥구 구갈동 1318명, 남사읍 1176명 순이다. ‘반도체 도시 용인’의 국제화가 대규모 아파트가 밀집한 수지·기흥의 신도시가 아니라 처인구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10명 중 6명은 처인구에 산다

용인시가 공개한 2026년 8월 말 인구 통계를 보면 용인의 등록외국인은 2만864명이다. 전체 인구 111만2301명의 약 1.9%다. 이 가운데 처인구에만 1만2252명이 살고 있다. 용인 전체 등록외국인의 58.7%, 사실상 10명 가운데 6명이 처인구 주민이다. 기흥구는 5620명, 수지구는 2992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읍·면·동 단위로 내려가면 차이는 더 선명하다. 중앙동이 1953명으로 가장 많았고 모현읍 1823명, 이동읍 1703명, 구갈동 1318명, 남사읍 1176명, 서농동 1089명, 백암면 1010명 순이었다. 포곡읍에도 906명, 동부동에는 743명, 역북동에는 709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반면 수지구에서는 죽전3동이 960명으로 가장 많고 풍덕천1동 549명, 동천동 406명 수준이다.

 

숫자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비율’이다. 백암면은 전체 인구 8881명 가운데 외국인이 1010명으로 약 11.4%에 달한다. 주민 9명 가운데 1명꼴이다. 이동읍도 전체 2만244명 중 외국인이 1703명으로 약 8.4%, 원삼면은 8708명 중 640명으로 약 7.3%다. 중앙동 역시 전체 주민 2만8579명 가운데 외국인이 1953명으로 약 6.8%를 차지한다. 외국인이 더 이상 일부 지역에 잠시 머무는 ‘외부 인력’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왜 처인구에 몰렸을까

외국인 분포 지도는 용인의 산업지도와 상당 부분 겹친다. 처인구는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제조업체와 물류·농축산업 사업장이 분산돼 있고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도 낮다. 외국인 근로자가 일자리와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권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와 용인이주노동자쉼터도 모두 처인구에 자리하고 있다. 시는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국어·생활상담·노무상담과 각종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올해도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영어와 중국어로 된 지방세 안내 자료를 배포하는 등 행정 서비스의 다국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적도 다양하다. 용인에서 열린 세계인의 날 행사에는 중국·몽골·인도네시아·베트남·스리랑카·태국·필리핀·미얀마·캄보디아·방글라데시·키르기스스탄·네팔·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의 주민이 참여했다. 용인이 이미 생활 속에서는 상당한 다문화 도시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 5월 세계인의 날 행사에서 “용인에는 약 3만600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외국인 주민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인 주민’은 등록외국인뿐 아니라 귀화자와 외국인 주민 자녀 등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어서 이번 월별 통계의 등록외국인 2만864명과는 범위가 다르다.

 

반도체 도시 넘어 ‘다문화 도시’ 준비할 때

앞으로는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동·남사읍과 원삼면 일대에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공장 건설과 협력업체 입주가 이어지면 건설·제조·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의 유입도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생활 인프라가 따라가느냐다. 병원이나 은행을 이용할 때 필요한 통역, 자녀 교육, 쓰레기 배출이나 세금·교통 같은 생활정보, 임금과 노동문제 상담까지 외국인 주민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는 생각보다 넓다. 특히 백암·이동·원삼처럼 외국인 비중이 이미 높은 지역은 시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한 정책보다 지역 특성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

 

110만 특례시 용인은 흔히 ‘반도체 도시’, ‘에버랜드의 도시’, ‘서울과 가까운 주거도시’로 불린다. 하지만 읍·면·동별 외국인 숫자를 지도 위에 올려놓으면 또 하나의 용인이 보인다. 백암에서는 주민 9명 중 1명이 외국인이고, 이동읍에는 17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이웃으로 살고 있다. 용인의 국제도시는 거창한 국제회의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공장과 식당, 시장과 원룸촌에서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 용인시의 2026년 8월 외국인 인구 통계는 잠정치로 추후 확정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습니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재배포·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