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행정’ 동천 유타워 입주민 날벼락

  • 등록 2026.09.14 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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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FOCUS

용인 동천동 일원 28만 7783㎡ 부지에
지상 24층 복합 지식산업센터 들어서
적법하게 분양받아 준공까지 마쳤지만
행정관청 무책임한 처사 재산권 피해
용인시 ‘수수방관’… 대책 촉구 목소리

 

용인신문 | 신분당선 동천역 1번 출구를 나와 몇 걸음만 옮기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당혹스럽다. 경부고속도로와 대왕판교로 사이에 끼어 있는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899번지 일원. 이 일대 총 28만 7783㎡(약 8만 7000여 평)의 부지는 정부가 지난 1990년 도시계획시설 ‘유통업무설비’로 지정한 곳으로, 이 지역 최고의 금싸라기 역세권 부지에 지상 24층 규모의 복합 지식산업센터인 ‘동천 유타워’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적법하게 분양받아 준공까지 마친 이 대형 건축물은 현재 행정 관청의 무책임한 처사 속에 ‘유령 건축물’이라는 멍에를 쓴 채 1160여 명의 입주자와 기업들의 재산권 행사가 전면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행정 불신과 특혜 논란, 주민 피해가 뒤엉켜 ‘용인의 화약고’로 변해버린 동천 유타워 사태. 과연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 ‘첨단 복합단지 개발’ 시의 꼼수가 부른 10년의 비극

이 비극의 출발점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노태우 정부 당시 수도권 물류 거점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도시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로 지정된 동천동 부지에 대규모 복합 지식산업센터인 ‘동천 유타워’ 건립이 추진됐다.

 

당시 ‘유통업무단지 내에 지식산업센터 입지가 가능하느냐’를 두고 법적 논란이 거셌지만,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가능하다’고 회신하고 경기도지사 추천과 용인시의 인가를 거쳐 2013년 1월 최종 건축허가가 났다.

 

그러나 2016년 5월 준공을 코앞에 두고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국토계획법상 유통업무설비가 성립하려면 집배송시설, 창고·하치장, 화물정류장·공영차고지 등 3가지 필수 시설이 결합해야 하는데, 당초 지정 요건이 미비했던 것이다.

 

이에 용인시는 공사가 진행 중이던 유타워 건물 1층 필로티 하부에 화물차 공영차고지 20면과 창고를 추가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민간 빌딩 1층 기둥 밑 주차구획 몇 개로 법정 ‘공영차고지’를 대체하는 것은 법률상 존재할 수 없는 ‘유령 시설’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당시 시 교통과와 경기도는 “민간 복합건축물 하부에 공영차고지를 설치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으나, 용인시는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준공을 강행했다.

 

시가 이처럼 무리수를 둔 배경에는 지난 2015년 용인도시공사가 2억 5000만 원을 들여 작성한 내부 용역 보고서가 자리 잡고 있다.

 

법정 유통업무설비 요건을 사업자에게 전가하려 한 것이다. 유타워(899·900번지)에 차고지 등을 몰아넣고, 인근의 다른 부지에 개발사업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짰던 것이다.

 

실제 시는 2018년 발표한 ‘용인시 2035도시기본계획’에 동천동 유통업무단지를 계획인구 5000명 규모의 첨단산업 및 상업·업무·주거복합단지로 지정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 지정 취소 핑계 인허가 틀어쥔 용인시… 수분양자 ‘발동동’

이 과정에서 시는 지난 2016년 해당 건물의 준공을 승인했고, 동천 유타워는 1160여 명의 일반 수분양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돼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동천 유타워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기관 수사가 시작됐고, 자격 미달 및 주요시설 연면적 비율 미달 등을 이유로 입주업체들과 정부 간 소송전이 이어졌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5년 5월 30일 동천 유타워의 공동집배송센터 지정을 최종 취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용인시는 정부의 지정 취소를 핑계로 유타워 건물에 대한 각종 인허가와 용도변경을 틀어쥐었다.

 

신규 사업자 등록과 임대차 계약까지 막히면서 적법하게 분양받아 입주한 1160명의 소유자와 입주 기업들은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힌 채 볼모로 잡히게 됐다.

 

업종 변경 등 사업 승인이 안 되며 임대나 매매 등은 물론, 사업 유지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것이다.

 

유타워 관리단 관계자는 “지자체의 적법한 건축허가와 분양 승인을 신뢰해 입주한 선의의 수분양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행정청의 과오를 은폐하기 위해 인허가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이자 부당한 처사”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 이교우 시의원 “방관 멈추고 실질적 해결책 마련하라”

이처럼 행정관청의 과오로 인한 천문학적 피해가 현실화되자, 용인시의회가 용인시의 적극적인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나섰다.

 

이교우 의원은 시의회 발언을 통해 동천유타워 공동집배송센터 지정 취소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용인시가 주체적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시정명령과 현장점검을 거쳐 결국 지정 취소에 이르기까지 용인시가 과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올바로 인지하고 있었는지, 입주민 피해 예방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시의 수수방관 태도를 질타했다.

 

이어 정보 부족으로 인한 추가적인 시민·기업의 매매 및 임대차 피해를 막기 위해 용인시가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동천유타워 수분양자와 입주기업의 소유·임차 현황 및 업종, 예상 피해 상황에 대한 면밀한 실태조사와 도시계획시설 변경 및 건축물 용도 현실화 등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정확한 정보공개 및 명확한 행정 안내 체계 등을 용인시에 촉구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발언 이후에도 시 측은 여전히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교우 의원은 “중앙정부와 사업자에게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용인시가 지방정부로서의 책무를 다해 시민의 재산권과 기업의 생업을 보호할 실질적 대책을 찾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시 측은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어설픈 행정 판단과 꼼수 개발 계획이 빚어낸 동천 유타워 사태. 행정의 과오를 무고한 시민과 입주기업에게 전가해 온 용인시가 이제라도 입주자들과 시의회의 지적을 수용하고, 도시계획시설 변경 및 용도 현실화라는 전향적인 해결책을 내놓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김종경·이강우 기자>

 

지난 2016년 준공 당시 동천유타워 모습.

이강우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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