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와도 못 탄다…110만 용인시민의 서울 출근길

  • 등록 2026.09.06 18:55:46
크게보기

2층버스·전세버스·좌석예약제까지 투입했지만 출근시간 만석 여전
5000·5003·5005번 증차 요구 반복…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가 걸림돌
M4455는 차고지 명지대 인근인데 첫 승차는 초당역…처인 주민 불편도

 

용인신문 |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용인 기흥역 일대. 서울로 향하는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이 정류장 앞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버스 도착 안내판의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시선도 일제히 도로 쪽으로 향한다.

 

기다리던 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지만 반가움도 잠시다. 앞 정류장에서 이미 좌석이 대부분 찬 버스라면 문이 열려도 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입석이 제한된 광역버스에서 빈자리가 없다는 것은 결국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 강남으로 출근한다는 기흥구 거주 직장인 S씨는 “아침에는 버스 한 대 차이가 정말 크다”며 “눈앞에 버스가 왔는데 만석이라 못 타고 보내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진다. 두세 대를 보내고 겨우 타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2층버스까지 넣었는데…또 나온 ‘증차 민원’

용인의 광역버스 출근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동백과 기흥 등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5000번과 5003번, 명지대·강남대·기흥역 등을 지나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5005번은 출근시간 이용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노선이다.

 

최근 용인시의회에는 이들 광역버스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출근시간마다 만석이 되면서 정류장에서 버스를 몇 대씩 보내야 한다는 시민들의 불만이다.

 

문제는 용인시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시는 이미 혼잡한 광역버스 노선에 한 번에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2층버스를 투입하고 출퇴근시간대에는 전세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일부 노선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미리 좌석을 예약할 수 있는 좌석예약제까지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출근시간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버스 한 대의 수송능력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특정 시간대에 한꺼번에 몰리는 서울 출근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동백과 기흥지역에서 서울 강남과 도심으로 향하는 직장인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는 몇 대의 추가 운행만으로 체감 혼잡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용인에서 늘리고 싶다고 바로 늘릴 수도 없다”

광역버스 증차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용인시는 시의회 민원 등을 통해 5000·5003·5005번 등에 2층버스와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좌석예약제와 탄력적 배차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를 추가로 운행하려면 용인시만의 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와 서울시 등 관계기관, 운수업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차량을 확보해도 운전 인력이 필요하고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는 노선은 교통혼잡 문제 때문에 서울시와의 협의도 중요한 변수다.

 

용인시민 입장에서는 “사람이 많으니 버스를 몇 대 더 넣어 달라”는 단순한 요구지만 실제 버스 한 대를 늘리기까지는 여러 행정절차와 기관 간 협의를 넘어야 하는 셈이다.

 

차고지는 명지대인데…버스 타려면 초당역으로

광역버스를 둘러싼 불만은 증차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M4455번을 놓고는 노선 접근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M4455는 동백 초당역에서 서울 남부터미널과 예술의전당, 방배역, 서초·교대권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다. 그런데 버스 차고지는 처인구 명지대 인근에 있으면서 실제 승객이 탈 수 있는 출발지점은 초당역이다.

 

이 때문에 명지대 주변 주민들 사이에서는 “버스는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데 정작 그 버스를 타기 위해 초당역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출근시간 광역버스에서 배차간격은 단순히 몇 분의 문제가 아니다. 한 대를 놓치면 다시 기다리는 시간에 서울 진입 정체와 환승시간까지 더해지면서 회사 도착시간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

 

도시 몸집은 커지는데 출근길은 그대로

 

용인은 앞으로 더 커질 도시다.

 

처인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곳곳에서 주택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몸집이 커지고 인구와 경제활동이 늘어날수록 서울을 오가는 통근 수요 역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광역버스 문제는 단순히 ‘버스 몇 대를 더 넣느냐’로만 풀기 어렵다.

 

2층버스와 전세버스, 좌석예약제 확대 같은 단기 대책과 함께 광역철도와 환승체계, 서울 진입 노선 조정 등을 포함한 수도권 교통망 전체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매일 아침 정류장에서 직장인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버스가 제시간에 오는 것, 그리고 그 버스가 왔을 때 탈 수 있는 것.

 

110만 도시 용인에서 그 당연한 출근길이 여전히 일부 시민들에게는 매일 아침 치러야 하는 ‘자리 전쟁’이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재배포·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