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는 건 의지 문제?’…용인서 환자·의료진 함께 편견 깼다

  • 등록 2026.08.14 15: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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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백암정신병원, 환자·종사자 100여 명 대상 예방교육
알코올 영향부터 재발 예방까지…CAGE 검사·음주체질 테스트 등 체험형 프로그램 운영

 

용인신문 | “술을 끊지 못하는 건 의지가 약해서일까.” 알코올 중독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오해다. 그러나 중독은 단순히 마음먹기에 따라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용인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이런 편견을 바로잡고 알코올 중독의 예방과 회복 방법을 배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용인시가 위탁 운영하는 용인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지난 12일 백암정신병원에서 입원환자와 병원 종사자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중독 예방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술을 줄이자”는 데 머물지 않았다. 알코올이 신체와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중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치료 후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재발 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까지 실제 회복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입원환자 약 50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사용장애의 특성과 진행 과정, 신체·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치료와 회복 과정, 재발 예방을 위한 관리 방법 등을 교육했다.

 

특히 중독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생활습관의 문제로만 바라보기보다 전문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데 무게를 뒀다. 치료 중인 환자가 스스로 회복 가능성을 인식하고 퇴원 이후에도 관리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를 높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병원 종사자 약 50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참여형으로 진행됐다.

 

알코올과 음주에 관한 상식을 OX 퀴즈로 풀어보고, 알코올 사용 선별검사인 ‘CAGE’를 이용해 자신의 음주 수준을 직접 점검했다. 이른바 ‘알쓰패치’를 활용한 음주체질 테스트도 진행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음주 특성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병원 종사자들이 직접 음주 위험도를 확인하도록 한 것은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는 의료현장에서도 알코올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중독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지역사회 지원으로 연결하려면 의료진과 종사자의 인식 역시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번 교육은 병원 안에서 끝나는 일회성 행사라기보다 지역사회 중독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용인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협약 의료기관이 예방교육과 조기 발견, 치료, 회복 지원까지 연결하면서 중독 환자가 퇴원한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는 것이다.

 

알코올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중독’이라는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반복적인 과음이 이어지고 음주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워지면서 건강과 가족관계, 직장생활 등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위험 신호를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인시가 이번 교육에서 환자뿐 아니라 병원 종사자까지 대상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조기에 찾아내고 중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낮추려면 환자 개인만이 아니라 의료기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은 예방과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교육과 체험 중심의 캠페인을 통해 음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중독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협력해 중독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의지가 약하다’는 낙인이 아니라 ‘치료받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용인이 병원과 지역사회를 잇는 예방·치료·회복 체계를 넓히면서 알코올 중독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박숙현 기자 yongi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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