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만 보고 돌아가지 마세요”…용인, ‘밤 관광’ 도시로 변신

  • 등록 2026.08.08 15: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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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빵지순례·인생사진·1박2일까지 ‘야간 스마트관광 10선’ 공개
10~23일 시민·관광객 직접 ‘원픽’ 투표…호텔 숙박권 등 경품도
스쳐 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용인 체류형 관광시장 확대 주목

 

용인신문 | 용인의 관광시계가 밤까지 길어진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을 찾았다가 해가 지기 전에 돌아가는 ‘당일 관광도시’ 이미지를 넘어, 저녁과 밤까지 머물며 먹고 즐기고 숙박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용인시는 오는 10일부터 23일까지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용인의 대표 야간 관광코스를 뽑는 ‘야간 스마트관광 코스 10선 투표 이벤트’를 진행한다.

 

행사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용인의 밤을 켜다! 당신의 One Pick은?’이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 한 곳을 선택하는 방식도 아니다.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체험한 여행 동선을 바탕으로 가족여행부터 친구 모임, 빵집 투어, 사진여행, 성지순례, 1박2일 여행까지 서로 다른 취향을 겨냥한 10개의 여행코스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 ‘누구와 용인을 찾느냐’에 따라 여행 방법이 달라진다.

 

아이와 함께라면 ‘가족체험코스’, 용인 곳곳을 경제적으로 돌아보고 싶다면 용인투어패스를 활용한 ‘당일치기코스’를 고르면 된다. 평일 오후 반차를 내고 친구들과 서울 근교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을 위한 ‘여자모임코스’도 마련됐다.

 

아침부터 밤까지 용인 곳곳을 둘러보는 ‘로컬투어코스’와 자동차 없이 여행하는 ‘뚜벅이코스’, 가족과 천천히 쉬어가는 ‘가족힐링코스’도 있다.

 

최근 여행객 사이에서 인기 있는 ‘빵지순례’도 빠지지 않았다. 전국의 이른바 ‘빵순이·빵돌이’를 겨냥한 ‘빵지순례코스’가 포함됐고, 하루로는 아쉽다는 여행객에게는 아예 밤까지 머무는 ‘1박2일코스’를 제안한다.

 

용인의 낮과 밤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인생사진코스’, 조용한 휴식과 사색을 원하는 여행객을 위한 ‘성지순례코스’도 후보에 올랐다.

 

이번 이벤트가 눈길을 끄는 것은 용인의 관광정책이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이 낮에 관광지를 둘러본 뒤 곧바로 서울이나 인근 도시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저녁식사를 하고 야간 명소를 찾은 뒤 숙박까지 이어지면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으로 관광 소비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전국적인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용인으로서는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 못지않게 ‘관광객을 하루 더 머물게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번 10개 코스 가운데 ‘1박2일코스’와 ‘인생사진코스’, ‘빵지순례코스’ 등이 포함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형 관광지 한 곳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의 음식과 거리, 야경과 문화공간을 연결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투표는 용인관광 스마트플랫폼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용인관광 누리집에서 10개 코스를 살펴본 뒤 가장 가보고 싶은 코스 한 곳을 선택하면 된다.

 

참여자를 위한 선물도 적지 않다. 용인시는 투표 참여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호텔 숙박권과 용인투어패스, 모바일 쿠폰 등을 제공한다. 용인관광 SNS에서 별도로 진행되는 공유 이벤트에서도 매일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실제로 어떤 형태의 야간 관광을 선호하는지 확인하고 용인의 대표적인 야간 관광 콘텐츠를 알리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의 대표 야간 명소를 선정하는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용인관광 스마트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관광정보를 확인하고 용인의 아름다운 밤 풍경도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처인구에 사는 A씨(55)는 “용인에는 에버랜드나 한국민속촌을 보러 오는 관광객은 많은데, 관광을 마치면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낮에 관광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맛집이나 카페, 야경을 즐긴 뒤 숙박까지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아진다면 지역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용인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느냐보다, 찾아온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즐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숙현 기자 yongi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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