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인데 30대 외모? 하루 800g 고기 먹었다는 그녀, 진짜일까?

  • 등록 2026.08.07 11:17:31
크게보기

평생 근력운동·운동선수 경력이 만든 '착시'
극단적 육류 식단은 심혈관질환·대장암 위험 경고
전문가들 "한 사람의 동안을 식단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해석"

 

용인신문 | "하루에 고기 800g만 먹으면 70세에도 30대처럼 보일 수 있을까." 최근 해외에서 한 70대 여성의 '동안 비결'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매일 약 800g의 육류를 먹고 과일과 채소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소개됐고, 실제 나이를 믿기 어려울 만큼 젊어 보이는 외모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육식이 동안의 비결'이라는 반응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작 이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여성을 젊게 만든 것은 하루 800g의 고기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운동 습관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영국 언론에 소개된 이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운동선수로 활동했고, 중년 이후에도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왔다. 지금도 일주일에 여러 차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사우나와 냉수욕을 병행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무엇을 먹었느냐'였지만,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평생 어떻게 살아왔느냐'였다.

 

노화의학에서는 근육을 가장 강력한 건강 자산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유지된 사람은 낙상과 골절 위험이 낮아질 뿐 아니라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신체 기능 저하도 늦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근육을 단순한 운동기관이 아니라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으로 보는 연구도 늘고 있다. 꾸준한 근력운동은 염증을 줄이고 혈당 조절 능력을 높이며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반면 하루 800g에 이르는 육류 섭취는 대부분의 영양학자들이 권장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붉은 고기를 과도하게 먹으면 포화지방 섭취가 증가해 혈중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높아질 수 있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육류에 많은 퓨린 성분은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식단의 불균형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섭취가 부족하면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 항산화 물질을 충분히 공급받기 어렵다.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변비는 물론 대사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붉은 고기의 과다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례의 주인공 역시 수년간 육류 중심 식단을 이어온 뒤 60대 초반 대장암 진단을 받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암 발생 원인을 특정 식단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유전과 생활습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외모만 보고 특정 식습관을 건강의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건강 정보를 접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성공 사례의 함정'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특정 식단으로 건강을 유지했다고 해서 그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학에서는 한 사람의 경험보다 수천,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훨씬 중요한 근거가 된다.

 

노년 건강의 핵심 역시 특정 음식 하나가 아니라 생활습관 전체에 있다.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 충분한 단백질 섭취, 채소와 과일, 통곡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건강한 노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국내외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젊어 보이는 외모는 누구나 부러워한다. 그러나 건강은 한 장의 사진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하루 800g의 고기'가 만들어낸 것은 화제였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된 것은 수십 년 동안 몸을 단련해 온 습관이었다. 진짜 동안의 비밀은 식탁 위 고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생활방식 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재배포·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