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種 / 박설희

  • 등록 2026.08.03 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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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설희

 

 

쓸쓸함과 막막함 사이에서

오늘의 물결이 닿은 곳

짝짓기를 거부해 후손을 남기지 않았다는

땅거북, 외로운 조지

마지막 종種으로 남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우주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는 우리 외에 지각 있는 존재를 만나지 못했다, 우리는 외롭다 등의 메시지를 담은 금속판을 싣고 우주로 날아갔다

‘외롭다’는 마음을 우주인은 이해할까

검은 우주 속

단 하나의 종, 지구인

긴 밥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물속에서 휘젓는 멸종위기종 저어새도

도무지 먹이 활동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리를 가진 나도

지구의 가장자리에 정박해 있는데

오늘도 난민처럼

지구 밖을, 별들을, 우주 너머를 기웃거리다

잠이 들 것이다

 

약력: 강원 속초에서 태어나 2003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꽃은 바퀴다』 『가을을 재다』, 산문집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 등이 있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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