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운전기사가 없는 버스가 신호를 읽고, 정류장에 정확히 멈춘다. 앞차가 끼어들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가 나타나면 멈춰 선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이제 용인의 일상이 된다.
용인시가 자율주행버스를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여놓는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시민이 실제 출퇴근과 통학, 병원 이용에 활용하는 생활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용인시는 16일 기흥구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자율주행 시범노선 '용인A01번' 시승식을 열고 본격 운행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일 시장과 시의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미래 교통의 모습을 직접 체험했다.
자율주행버스는 오는 27일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노선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출발해 동백역, 이마트, 동백도서관 등을 거쳐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순환형이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운행 성과를 분석해 유상 운송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운전자가 없는 버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민들의 실제 생활패턴을 반영해 노선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술 실증사업과 차별화된다.
시는 올해 3월부터 시험운행을 이어오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가장 많이 제기된 요구를 즉시 반영했다. 동백지역 고등학생들의 등교 시간과 경전철 환승 편의를 고려해 첫차를 기존보다 1시간 앞당긴 오전 7시 30분으로 조정했고, 막차도 30분 늦춰 오후 4시 30분까지 운행하도록 했다.
버스는 평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5~30분 간격으로 14인승 자율주행버스 2대가 운행된다.
이상일 시장도 이날 직접 버스에 올라 전 구간을 점검했다. 단순한 시승이 아니라 개발자에게 자율주행과 수동운전 전환 방식, 돌발 상황 대응 절차, 정류장 정차 시스템, 폭우와 폭설 등 악천후에서의 운행 기준까지 하나하나 질문하며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시장은 "시험운행을 직접 경험해 보니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다"며 "27일부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해 주시고 불편한 점은 언제든 의견을 주시면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등교 편의를 위해 첫차를 앞당기고 막차도 연장했다"며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까지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지난해 7월 자율주행 운영 용역을 시작해 차량 개조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탑재를 완료했고,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이어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생활밀착형 자율주행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수개월간 축적한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높여 이번 정식 운행에 이르렀다.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주행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시민들의 통학과 환승, 병원 이용 등 일상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성공 여부는 기술력보다 시민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생활교통으로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용인의 첫 자율주행버스는 단순한 새로운 교통수단이 아니다. 운전대를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잡는 시대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