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도시의 첫인상은 건물이 아니라 하늘이 만든다. 전봇대마다 얽히고설킨 전선과 통신선은 오랫동안 우리 일상의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도시시설로 꼽혀왔다. 용인특례시가 학교와 전통시장, 상권 밀집지역의 하늘을 가리던 전선을 땅속으로 옮기는 대규모 지중화사업에 나서면서 도시의 얼굴이 달라질 전망이다.
용인시는 한국전력공사와 지중화사업 추진을 위한 이행협약을 체결하고 학교 통학로와 전통시장, 상업지역 등 3곳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업 대상은 수지구 상현동 이현초등학교 통학로 0.85㎞,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중앙시장 일원 0.15㎞, 기흥구 중동 어정가구단지 일원 1.0㎞ 등 모두 3개 구간이다. 총 2㎞에 이르는 도심 구간의 전선과 통신선이 지하로 매립되면 보행환경은 물론 도시 경관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이현초등학교 통학로다. 등하굣길 학생들이 매일 오가는 길에서 전봇대와 복잡한 전선이 사라지면 시야 확보와 보행 안전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모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통학환경 개선 요구에도 의미 있는 답이 될 전망이다.
용인중앙시장도 변화의 중심에 선다. 시장 골목을 촘촘히 뒤덮은 전선이 정리되면 오래된 시장의 답답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방문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도시재생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어정가구단지 역시 전선이 사라지면서 거리의 개방감이 살아나고 상권의 이미지 개선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단지는 외부 방문객 비중이 높은 상권인 만큼 도시 경관 개선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지중화사업은 단순히 전봇대를 없애는 공사가 아니다. 전력선과 통신선을 지하에 매설해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고 태풍이나 강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시설물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도시미관까지 개선하는 대표적인 생활SOC 사업이다. 선진 도시일수록 지중화율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용인시는 하반기 통신사와 추가 이행협약을 체결한 뒤 올해 안에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중화사업은 시민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도시환경 개선사업 가운데 하나"라며 "학교와 전통시장, 주요 상권의 보행환경을 더욱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한국전력과 통신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봇대와 전선이 사라진 자리는 더 넓어진 하늘과 밝아진 거리, 안전한 보행환경으로 채워진다. 시민들이 매일 걷는 길의 모습이 달라질 때 도시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에서 이번 지중화사업은 용인의 미래 도시경관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