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거울 좀 볼 수 있을까요?" 미용을 마친 한 어르신이 거울을 받아 들고 자신의 모습을 한참 바라본다. 짧게 정돈된 머리카락보다 먼저 달라진 것은 표정이었다. "젊어졌네." 주변의 한마디에 굳어 있던 얼굴이 금세 환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머리를 다듬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0분 남짓.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자신감을 되찾는 특별한 선물이 됐다.
지난 9일 용인시 수지구 성모요양원에서 열린 무료 미용봉사 현장. 이날 어르신 65명의 머리를 손질한 미용인들은 단순한 자원봉사자가 아니었다. 모두 최근 용인시가 운영한 전문 미용기술 교육을 수료한 지역 소규모 미용업 종사자들이었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운 기술을 가장 먼저 지역의 취약계층에게 나누기 위해 미용도구를 들고 현장을 찾은 것이다.
용인시는 소규모 미용업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미용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미용사회 용인시지부와 함께 매년 전문 미용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처인·기흥·수지구에서 각각 20명씩 모두 60명의 미용업 종사자가 참여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구별 4차례씩 진행된 교육에서는 최신 커트 기법과 스타일링, 실무 중심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익혔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용 트렌드에 대응하고 소규모 미용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장 중심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교육이 기술 습득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수료한 미용인들은 배운 기술을 지역사회에 다시 돌려준다. 첫 재능기부 활동으로 성모요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하거나 미용실을 찾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무료 미용서비스를 제공했다.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봉사가 아니라, 외모를 가꾸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마음 돌봄'의 시간이기도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규모 미용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의 취향은 빠르게 바뀌고 미용 트렌드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개인 미용실이 이를 따라가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용인시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전문기술 교육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의 성과가 지역사회 나눔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기술은 미용인의 경쟁력이 되고, 그 경쟁력은 다시 이웃을 위한 따뜻한 손길로 이어지는 셈이다.
시는 이번 봉사를 시작으로 요양시설과 행정복지센터 등을 찾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무료 미용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용인들이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전문 미용기술 교육은 소규모 미용업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더 나은 미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교육을 통해 익힌 기술이 취약계층을 위한 재능기부로 이어져 미용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