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경안천을 따라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여름 열린 모현읍 주민 소통간담회에서 나온 이 한마디가 결국 도시의 지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차가 우선이던 하천변에 사람이 걷는 길이 생겼고, 중간마다 끊겨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경안천은 하나의 산책길로 이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주민의 작은 제안이 행정을 움직였고, 행정은 다시 시민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용인시는 처인구 모현읍 한국외국어대학교 사거리부터 리버빌까지 경안천 0.7㎞ 구간에 폭 2.5m 규모의 산책로를 조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산책로는 지난해 7월 모현읍 소통간담회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이 제기한 생활 불편 사항 가운데 하나였던 '경안천 보행길 조성' 의견을 시가 적극 반영해 추진한 사업이다. 시는 총사업비 10억 원을 투입해 약 1년 만에 첫 구간을 완공했다.
그동안 이 일대 주민들은 하천을 끼고 생활하면서도 정작 강변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부족했다.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려면 차량이 다니는 도로 가장자리를 이용하거나, 중간에서 길이 끊겨 다시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이 반복됐다. 아이들과 함께 걷거나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는 안전 문제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산책로 개통으로 주민들은 자동차를 피해 도로를 걷지 않아도 하천을 따라 안전하게 산책과 조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경안천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친수공간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일상 속 여가와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생활 인프라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용인시는 경안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을 단계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보행축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리버빌에서 모현레스피아까지 0.3㎞ 구간 공사에 착수하고, 이후 광주시 경계까지 이어지는 1.8㎞ 구간도 순차적으로 조성해 2028년 말까지 총연장 2.8㎞의 산책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전체 구간이 연결되면 경안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주민들이 매일 걷고 뛰며 휴식하는 생활공원이 된다. 출퇴근길과 차량 중심의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걷는 사람 중심의 도시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도시의 경쟁력이 산업과 교통을 넘어 삶의 질로 평가받는 시대에 경안천 산책길은 모현읍의 새로운 생활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주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행정이 이를 실현한 생활밀착형 행정의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거창한 개발사업보다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공간을 개선하는 것이 주민 체감도를 높이는 행정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차를 피해 걷지 않아도 돼 훨씬 안전해졌다",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경안천을 따라 산책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첫 구간 조성 이후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남은 구간도 차질 없이 연결해 경안천을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표 친수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