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눈앞에 있는 돈도 모르고 지나치면 영영 사라진다.
용인시가 지난 5년간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본 끝에 22억 37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재원을 찾아냈다. 새로운 세금을 거둔 것도, 정부 지원금을 받은 것도 아니다. 이미 납부했던 세금 가운데 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미처 챙기지 못했던 돈을 되찾아온 것이다. 어려운 지방재정 속에서 '숨은 재원 찾기'에 성공한 적극행정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용인시는 15일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신고한 부가가치세를 전면 재검토해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진행한 결과 총 22억 3700만 원을 환급받았다고 밝혔다.
경정청구는 납세자가 세금을 신고한 뒤 공제받지 못한 세액이나 잘못 납부한 세금이 있을 경우 이를 다시 바로잡아 환급받는 제도다. 개인과 기업에서는 비교적 널리 활용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수년간의 사업을 전수 조사해 수십억원 규모의 환급을 이끌어낸 것은 적극적인 재정 운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번 환급은 단순히 서류 몇 장을 다시 제출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 시는 지난 5년 동안 추진한 과세 대상 사업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보며 시설 신축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가운데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한 항목을 정밀하게 찾아냈다. 수년 전 사업까지 다시 꺼내 자료를 검토하고 증빙을 확보하는 작업이 이어졌고, 국세청과의 소명 절차를 거쳐 최종 환급을 확정받았다.
조사 대상도 광범위했다. 기흥국민체육센터 신축사업을 비롯해 휴양림 시설, 다목적 복지회관, 버스공영차고지 등 다양한 공공시설이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사업별 과세 여부와 공제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그동안 공제받지 못했던 매입세액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22억 원을 환급받았다는 데 의미가 그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확보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국·도비 확보나 공모사업 유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미 집행이 끝난 사업에서도 세법을 꼼꼼히 분석하면 새로운 재원을 발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세금을 더 걷는 것이 아니라, 놓쳤던 세금을 찾아 재정에 보태는 방식인 셈이다.
22억 3700만 원은 대규모 사업 전체 예산과 비교하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이공원 조성이나 도로 정비, 복지시설 개선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여러 현안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소중한 재원이다. 시는 환급금을 세외수입으로 편성해 지역 현안사업과 안정적인 재정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재정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일수록 예산을 새로 확보하는 것만큼 이미 집행한 예산을 다시 살펴 숨은 재원을 찾아내는 행정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환급은 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행정이 시민의 세금을 다시 시민을 위해 돌려주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용인시 관계자는 "시설 신축과 운영 과정에서 공제 가능한 매입세액을 적극적으로 발굴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환급 가능 분야를 지속적으로 찾아 건전한 지방재정 확충과 시민을 위한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