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세계적인 현대미술은 더 이상 서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올여름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Christoph Ruckhäberle)가 용인을 찾는다. 그의 대규모 개인전이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열리면서 수도권 남부 시민들도 세계적인 현대미술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게 됐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용인이 이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산업도시를 넘어 문화도시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용인의 변화가 세계적인 예술 콘텐츠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는 18일부터 9월 6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그림 깨우기-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전’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는 독일 라이프치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세계 현대미술계가 주목하는 ‘신(新)라이프치히 화파’의 대표 작가다. 네오 라우흐, 로사 로이와 함께 독일 현대회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며 유럽과 미국 미술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기존 회화의 문법을 과감하게 뒤집는다. 유화와 에나멜 도료, 판화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형태를 해체하고 다시 조합한다. 강렬한 색채와 반복, 중첩, 예상치 못한 구성을 통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화면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풍경도 그의 손을 거치면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품세계를 네 개의 섹션으로 풀어냈다. ‘색채와 형태의 혁명’, ‘의미 있는 충돌’, ‘다양한 매체의 실험’, ‘메이크업-달라짐의 미학’을 주제로 회화와 종이 작품,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현대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관람객도 작품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작가의 시선과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보는 전시’를 넘어 ‘참여하는 전시’로 확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운영되는 어린이 연계 프로그램 ‘나도 크리스토프처럼!’에서는 아이들이 작가의 작품을 오마주해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창작 활동에 참여한다. 작품 속 인물과 형태를 새롭게 해석하고 색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을 놀이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최근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현대미술을 쉽고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용인의 문화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지역에서 직접 감상할 기회가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반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 집중됐던 대형 전시를 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수도권 남부의 문화 지형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며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예술을 경험하며 새로운 상상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월 18일부터 9월 6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세부 일정은 용인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여름 용인은 더 이상 세계적인 예술을 찾아 떠나는 도시가 아니다. 세계적인 예술이 시민 곁으로 찾아오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